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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생활과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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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귀 [lilyVeronica] 쪽지 캡슐

2004-05-27 ㅣ No.7124

 

 

봉쇄생활과 우울증

 

 

가끔씩 피정 하러 가는 수도원이 있습니다

봉쇄수녀원인데 그곳은 들어가면 밖으로 나올 수가 없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곳에 가면 수도자들을 만날 때도 철창 사이로 만나야만 됩니다

그래서인지 봉쇄수녀원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아이고 답답할텐데 하고 여기십니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갇혀있는 삶을 살면서도 만나보면 늘 웃고 사는 것입니다

제가 그 분들을 볼 때마다 놀려댑니다

그 안에서 사니 얼마나 답답하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수녀님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볼 때 밖에 사는 사람들이 더 답답하고 불쌍해 보인다고 합니다

하긴 세상걱정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찾아와 그분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기도를 청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은 듭니다

 

그곳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봉쇄생활을 하고 있구나하는...

늘 만나는 사람을 만나고

늘 하던 일을 하고

늘 가던 곳을 가는 것.

 

이것이 봉쇄생활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그 안의 그 분들은 즐겁게 살고 있는데

밖에 사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는 것인가?

 

이유는 하나입니다

변하지 않는 나,

변하지 않는 너, 남편, 자식...

그리고 변하지 않는 세상, 집안형편에 대하여 짜증스런 마음을 가질 때

세상을 사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즐거운 삶을 만들 수 있는가?

그 답을 엉뚱하게도 TV에 나오는 어떤 일용노동자에게서 찾았습니다

일명 팬티맨이라는 사람인데

작업할 때 여자 스타킹에 팬티를 입고 일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하루종일 시멘트부대를 나르고, 벽돌을 짊어지면서 흥얼거리는 그를 보고

기자가 일이 즐거우십니까하고 묻자

"이 일은 짜증을 내면서는 못합니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늘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삶을 살아도 즐겁게 사는 분들을 보면 보는 사람까지 즐거워지지만,

늘 우울한 마음으로 사는 분들을 보면 같이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감정은 세균이상으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기왕 사는 인생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도 산상수훈에서 강조하신 것이

행복한 삶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즐겁게 살 수 있을까요?

털어 내길 잘해야 합니다

 

그것은 기도일수도 있고-기도도 ’말’입니다-,

대화나 욕까지 포함하는 수다 일 수도 있습니다

시나 수필이나 마구 갈겨쓰는 글 쓰기 일수도 있지요

하루에 30분씩 춤을 춰본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을 행하실 때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시고 그냥 느낌대로 표현하는 것이

내적인 힘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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