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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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갈증을 채워주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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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6-01-19 ㅣ No.15064

1월 19일 연중 제2주간 목요일-마르코 3장 7-12절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평생의 갈증을 채워주는 교회>


꽤 오랜 기간 지속되었던 바리사이들과의 쓸 데 없는 논쟁에 예수님께서는 신물이 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도시를 떠나십니다. 회당을 떠나 한적한 갈릴래아 호숫가로 물러나십니다.


제자들 생각에 ‘이제 좀 쉴 수 가 있겠구나, 여유가 생기는 구나’ 했었는데, 웬걸, 도시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 호숫가로 밀려듭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의 표현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머무셨던 호숫가 주변은 거의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유다 지방 사람들뿐만 아니라(이스라엘 전체가 아니라 옛 유다왕국), 예루살렘 도시 사람들, 이두매아 사람들, 요르단 강 건너편 사람들, 북서쪽에 위치한 티로와 시돈 지방 사람들까지 몰려들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군중이 한꺼번에 밀려들었습니다. 군중의 특징이 무질서하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차례가 올 것인데, 조금이라도 빨리 치유의 은혜를 입고자 새치기를 하고, 뒤에서 밀고 난리였습니다. 그러다보면 ‘상주 참사’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제자 일행은 무척 당황했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전장치 겸 군중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 가지 묘안을 짜내십니다.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척을 구해보라고 이르십니다. 거룻배에 타신 예수님께서는 배를 밀어 육지에서 약간 떨어트려놓으십니다. 그리고 분위기를 좀 가라앉힌 상태에서 차분하게 치유활동을 재개하십니다.


군중이 예수님께로 몰려드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유의 은총을 입기 위해서 왔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와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이 땅에 오신 메시아를 뵙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들려주시는 생명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땅에 내려오신 겸손하신 하느님, 우리 인간을 향한 극진한 사랑과 자비의 표현인 예수님의 얼굴을 뵙기 위해서였습니다.


교통수단이라고는 특별히 없었던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먼 길을 걸어서 왔습니다. 먼 길을 걸어오느라 무척이나 지쳤을 것입니다. 목마르고 굶주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예수님을 뵙겠다는 일념으로, 새 세상을 열어주실 메시아의 말씀을 듣겠다는 목적으로 그 먼 길을 거의 달려오다시피 했습니다.


교회를 찾는 우리의 발걸음이 그들처럼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 미사참례 차 성당을 찾는 우리들의 마음이 그들처럼 설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을 기다려왔던 축제에라도 가듯이, 사랑하는 사람 만나러가듯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듯 그렇게 사람들이 교회로 오길 바랍니다.


오늘도 많은 형제자매님들이 교회를 찾습니다. 영하 20도 가까이 되는 추운 겨울,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쳐 문밖으로 나서기가 두려운 날씨에도, 그 신 새벽에 집을 나서 성당으로 발길을 향하는 형제자매님들 앞에서 참 구도자의 얼굴을 만납니다.


발걸음 옮기기조차 힘겨운 분들, 100미터 걷기 위해 10분 이상 걸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성당 한번 왔다 가면 진이 다 빠지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찾아오십니다.


교회로 향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제들과 수도자들, 봉사자들은 그 옛날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사람들이 원 없이 생명의 물을 마시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마음껏 마셔 평생의 갈증을 채워주길 바랍니다. 그 옛날 예수님으로부터 말끔히 치유 받고 춤을 추며 떠나가던 사람들처럼 교회에 오는 사람들의 영혼 역시 깨끗이 치유되어 기쁜 얼굴로 교회를 나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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