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모든이에게 이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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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령 [aeryeong] 쪽지 캡슐

2001-11-13 ㅣ No.5083

언제나 진솔하게 마음을 표현해 주시는 이우정님!

바쁘신 사목생활 중에서도 매일 복음과 관련된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송동옥 신부님!

그 밖에 이야기방을 꾸며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감사드립니다.

오늘 올리려는 글은「Chicken Soup for the Teenage Soul」에 실린 글인데

읽을 때마다 좋다고 느껴져서 이야기방에 올리고 싶어졌습니다.

번역된 글도 있을텐데 제가 번역본을 갖고 있지 않아서

미숙하지만 제가 번역해서 올립니다.

이미 읽으신 분도 있겠지만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을 위하여! *^^*

 

저를 위해 온 세상에 알려주십시오.

 

내 영혼을 찾아 헤맸으나

나는 내 영혼을 볼 수 없었네

신을 찾아 헤맸으나

신은 나를 피하셨다네

내 형제를 찾아 헤맸을 때

거기서 나는 그 셋을 다 만났네.

   작자 미상

 

14년 전, 나는 대학에서「신앙학」강의를 신청한 학생들의 파일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날은 내가 토미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그는 머리를 빗고 있었는데 어깨까지 늘어지는 긴머리였다. 나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이상함-매우 이상함"이라고 그의 파일에 써넣었다. 토미는 내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그는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했고 하느님의 무조건적 사랑의 가능성을 비웃었다. 그 강의의 학기말 시험 때 그는 냉소적인 어조로 "교수님은 제가 하느님을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아니."라고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오, 저는 교수님께서 이끌어내려고 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라고 그는 대답했다. 나는 문에서 다섯 걸음쯤 떨어진 곳에 그를 세워 놓은 다음 말했다. "나는 자네가 하느님을 발견할거라고 믿지 않네. 그러나 그분께서 자네를 찾아내실 것만은 분명하네." 토미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떠나버렸다. 나는 나는 좀 더 현명하게 대답해주지 못한 것에 약간 아쉬움을 느꼈다. 나는 후에 그가 졸업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후에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토미가 암 말기라는 것이었다. 내가 그를 찾기 전에 그가 나를 먼저 찾아 왔다. 그가 내 연구실에 들어섰을 때 그는 아주 말라 있었으며 그의 긴 머리는 화학요법으로 인하여 모두 빠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처음으로, 아주 확고했다. 나는 엉겁결에 "토미! 나 네 생각 참 많이 했다. 아프다면서."라고 말을 건넸다. "네, 아주 많이 아파요. 암에 걸렸어요. 이제 몇 주 밖에는 안 남았어요."

"그것에 대해서 말 좀 해줄 수 있겠니?"

"그럼요. 무엇을 알고 싶으세요?"

"넌 이제 겨우 24살인데 죽어간다는 느낌이 어떠냐?"

"나이 50 이 되었는데 술이나 마시고 여자들이나 농락하고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나쁠 수도 있어요."라고 대답하면서 그는 그가 왜 나를 찾아왔는지 이야기했다.

"교수님께서 그 수업 마지막 날에 하신 말씀이요. 저는 교수님께 제가 하느님을 찾을 것 같냐고 물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아니라고 대답하셨죠.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교수님은 덧붙이시기를 ’그분은 너를 찾아내실거다’라고 하셨죠. 저는 그 당시 하느님을 거의 찾지 않았지만 그 말씀에 대해서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제 몸뚱이에서 암 덩어리를 잘라내고는 악성종양이라고 선고했을 때 저는 하느님이 어디 계시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암이 제 몸 전체에 퍼져 나가게 되자 저는 진정으로 하늘의 문을 찾아 두드렸지요.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는 어떤 메시지를 찾으려는 필사적인 시도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느님, 내세 그런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남은 시간들을 좀 더 중요한 일을 하는데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교수님을 생각했고 교수님이 하신 말씀들을 떠올렸죠. ’본질적인 슬픔은 사랑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누군가를 사랑했는데 그들에게 사랑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죽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슬픈 일이다.’ 그래서 저는 그 말을 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부터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였어요."

토미가 그의 아버지에게 다가갔을 때 토미 아버지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아빠, 드릴 말씀이 있어요."

"말해라."

"저, 이건 중대한 일이에요."

신문이 8㎝ 쯤 내려가더니 "뭔데?"

"아빠, 사랑해요. 그냥 아빠가 그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토미는 나를 보고 미소짓더니 잠깐 숨을 고르었다. "신문이 바닥에 떨어졌죠.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두 가지 행동을 보여주셨어요. 아빠는 우셨죠. 그리고 나를 끌어 안으셨어요. 아빠는 그 다음 날 출근하셔야 했지만 그날 밤 우리는 밤새도록 이야기했지요. 엄마하고 그리고 동생하고 하기는 훨씬 더 쉬웠습니다. 우리는 같이 울었고 서로 같이 끌어안았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 비밀로 간직했던 것들을 나누었죠. 저는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 온 것이 정말 유감이었습니다. 지금 여기, 죽음의 그늘 밑에서 이제 저는 겨우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그걸 닫아야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돌아섰더니 하느님께서 거기 계셨어요. 그 분은 제가 항변할 때에는 오시지 않았죠. 그 분은 그 분께서 정하신 때에 그 분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시는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교수님께서 옳으셨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 분을 찾는 것을 그만두었는데 그 분은 저를 찾아내셨거든요."

"토미," 나는 헐떡이며 말했다. "너 아주 중요한 걸 말하고 있구나. 하느님을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분을 개인의 소유로 만들거나 필요한 때에 즉각적인 위로가 아니라 사랑에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말이야. 토미, 한 가지 부탁을 들어 줄 수 있겠니? 내 「신앙학」강의 시간에 와서 네가 지금 나에게 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니?"

우리는 언제 할 것인지 시간을 약속했지만 토미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물론 토미의 삶은 그의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단지 달라졌을 뿐이다. 그의 신앙은 아주 큰 발돋움을 했고 그는 인간의 눈으로나 상상으로는 볼 수 없는 훨씬 더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했다.

그가 죽기 전에 우리는 한 번 더 만났다.

"약속을 못지키겠어요, 교수님."

"그래 알아, 토미."

"교수님, 저 대신 그 이야기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요."

"그럼, 해 주고 말고, 토미."

              - John Powell, S.J. -

 

쓰고 보니 위령성월에 적절한 이야기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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