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주일 강론] 힘들고 어려울 때-----최장민(도미니코) 신부

인쇄

비공개 [67.182.215.*]

2014-04-24 ㅣ No.10576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활 축제 기간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주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찾고 함께 하시려고 노력하고 계시지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사는 멋진 신앙인이 되도록 계속 노력합시다.
  
전에 동기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지선. 대학 4학년이던 2000년 7월 30일 밤 11시 30분.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와 함께 승용차로 집에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한 음주운전자가 낸 6중 추돌 사고였습니다. 심한 화상으로 인하여 예전의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마치 외계인같이 쭈글쭈글한 모습입니다. 현재 열네 번의 수술을 했건만 아직도 그 흉측한 모습은 다른 이로 하여금 놀라게 합니다. 10개의 손가락 중에 두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여덟 손가락은 한 마디 정도씩 절단하게 되었습니다. 오른 손은 거의 쓰지 못하게 되었고, 3급 장애판정을 받았습니다. 명문대학교 졸업반, 평범하던 여대생이던 그녀는 자신의 잘못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수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을 많이 원망하기도 하고, 흐느껴 울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글 중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세상사람 누구에게나 고난은 있습니다. 제가 당한 일이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고난을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때로는 고난 자체가 가장 큰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미 그 삶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제 얼굴과 짧아진 손가락들, 치료실에서 보낸 수많은 낮과밤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고난은 축복입니다. 힘겹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이기고 나면 주어지는 보물이 있습니다. 고난을 통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열매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저는 이제 알 수 있습니다. (…) 저는 기대합니다. 지금은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앞으로도 펼쳐질 것입니다. 크고 작은 기적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이 모습이 아니고는, 그간의 아픔을 알지 못하고는 전할 수 없는 메시지들을 전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아니고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며, 이런 모습의 저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분명 제게 맡겨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여기에 살아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고난과 상처는 절망일 수 있었겠지만, 그녀는 고난을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고, 새롭게 하느님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토마 사도는 자신에게만 나타나지 않으신 예수님을 원망합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을 만나 뵙고 그분의 상처를 보며 후회하였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 고백합니다. 진정으로 주님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삶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불평을 하고 살아갑니까? ‘왜 이런 일이 나에게만 오는 것일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불만스러운 일들 안에서 당신을 찾기를 원하십니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이 힘들고 어려울 때, 삶의 극한 상황에 도달했을 때, 그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입니다. 사고로 흉측해진 자신의 모습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어려움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최장민(도미니코) 신부



766 0댓글쓰기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