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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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신교 여자분과 결혼하려다 부모님 홧병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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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3 ㅣ No.7629

 
결혼을 앞두고 있는 30대 중반 남자 신자입니다.
 
저 역시 다른 많은 교우분들처럼,
개신교 신자분들의 배타성 등을 좋지 않게 봐왔기에,
개신교 신자와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지만,
사람 사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아서,
개신교 종교를 가진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여자친구의 부모형제분들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시고,
여자친구는 개인적 사정이 있는 것도 있고 하여 예배도 성실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종교문제 때문에 고민도 많았지만,
요새 세상에 무작정 남편측 종교로의 개종을 강요하는것도 맞지 않다하여,
결혼생활을 하는 중에 카톨릭으로 이끌 마음을 먹고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물론  양가부모님들께서도 종교문제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보여 주셨고요,
여자친구도 제사문제 등에 대해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도 있고요.
 
그런데,
얼마전 저희 부모님께서 관면혼 문제를 상의하고자 주일미사후 주임신부님께 문의를 드렸답니다.
"신부님 저희 자식이 기독교 신자와 결혼을 하려..."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임 신부님 입에선
"깨버리면 되죠"라는 말씀이 나왔답니다.
 
부모님께서 당황하셨지만 조심스럽게 설명을 하려했는데,
계속하여 말씀을 다 듣기도 전에,
"왜 개신교를 기독교라고 부르냐"등의
(사회에서 흔히 개신교를 기독교라고 잘못 부르다보니, 말실수를 하실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문제의 본질과는 관계 없는 점을 고압적인 태도로 말씀하시는 바람에,
지나가던 신자분들도 모두 무슨일인지 쳐다보고,
저희 부모님도 맘이 편치 않으셔서 그냥 인사드리고 나오셨다하더군요.
 
저는 이런 사실도 모르고 살았는데,
몇일전 누이를 통해 얘기를 듣고 어머님께 여쭤봤다가 죄송해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어머니께서 3일동안 잠을 못 주무시다가, 종일 기도하시고 겨우 마음이 편해지셨다는 말씀을 들었거든요.
 
부모님은 그날 이후,
저희 본당에는 도저히 갈 수가 없어 이웃성당 미사를 나가고 계신다합니다.
 
시골에 살던 열여덟살에 혼자 무작정 성당에 찾아간 이후 50년동안 신앙생활하시며,
본가의 부모형제들과 독실한 불교신자이던 처가식구까지 모두 카톨릭으로 이끄신 저희 아버지께서,
매일 평일 미사 참배를 하시고, 몸이 불편하시면서도 구역 성전 청소날이면 꼭 성당에 향하시던 저희 어머니께서,
자식이 개신교 신자와 결혼하려고 하는게 얼마나 큰 죄이길래,
그런 수모를 당하셔야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자식 혼인시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일인데, 그 부모에게
"깨버리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습니까?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신부님과 맞지 않아 성당을 나가지 않는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저희 가족이 그꼴이 되버렸네요.
 
교회 원로라는 신부님덕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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