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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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맺힌 것을 풀고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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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임 [newnness] 쪽지 캡슐

2003-06-25 ㅣ No.8809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마태오 16,19)

 

 

    아녜스 자매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세를 받은 마리아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가정방문을 하려던 차라

  그리로 먼저 가 보았다.  장례절차는 큰 언니가 다니는 성당에서

  하겠다고 한다.

  나의 관심사는 큰 딸 내외와의 갈등을 풀어내지 못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우선 그 부분부터 알고자 했다.  

  자매님은 화해뿐만 아니라 성호경과 성가를 어설픈 몸짓으로

  따라 하시기까지 했다고 한다.  

  떠나는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 모두가 마음의 짐을 벗었다고

  생각하니 고맙기까지 했다.

 

    며칠 전 어머니께서 곡기를 끊은지 여러 날이 되었다고,

  대세를 부탁해와 다음날 자매님을 방문했다.

  대세를 주고난 후 어머니께서 큰 언니와의 갈등을 겪고 있어서

  손을 잡는 것도, 곁에 오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 걱정을 했다.  

  말씀은 못하시더라도 알아듣기는 하셔서 귀엣말로 "마리아할머니 다

  푸시고 가셔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떠나는 할머니도 남아있는

  자제분 들도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꼭 풀고 가셔야 돼요!"  

 그렇게 말씀드리고 나서,

 자매님께 언니와의 화해를 다시 시도해보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었다.

 

 

  많은 사람을 겪다보면,

 오히려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주고 받은 상처와 갈등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형제라도 너무나 다른 성격때문에 겪는 갈등.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겪는 부부간의 갈등.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는 모습은,

 하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 인가를 알게 해 준다.

 거기에다가 사회생활 안에서 겪는 갈등과

 신앙인으로 공동체안에서 겪는 갈등까지 포함한다면,

 "갈등하는 인간이 아름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갈등 속의

 스트레스만  더 할 뿐이다.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가슴속의 "한"이 병명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맺힌 것을 풀어야 하는 복음적인 관점이 아니더라도

 정신건강을 위해서 풀고 살아야 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성격유형에 따라

 네 탓(Psychotic)만 고집하는 사람 앞에

 내 탓(Neurotic)만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음의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별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내면으로 가슴앓이하는 상황을 적절하게 해소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때로는

 생명이 다함을 알고 자신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크나큰  복 이라고 생각된다.

 그나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종종 보아왔기에,

 누구나 가끔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음을

 느낀다.

 

 흙으로 돌아가는 마리아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맺힌 것을 풀고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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