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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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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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27 ㅣ No.112266

명동에 살기 때문에 가끔 남산을 오릅니다. 며칠 전에는 새로 개장된 서울로를 걸어보았습니다. 차들이 다니던 고가를 사람이 다니는 길로 바꾸었고, 길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걸어 다니려고 합니다. 걷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하늘을 보기도 하고, 바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명동에서 혜화동까지는 50분 정도 걸립니다. 예전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시간을 내서 걸어보니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는 식사를 하고나서 동네 한 바퀴를 돌곤 했습니다. 시장 구경은 재미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말입니다. 가족들과 가까운 성지를 찾아보는 것도, 강가를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신간 호모 데우스를 읽고 있습니다. 생각의 폭이 넓고, 글을 쉽게 쓰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전작 호모 사피엔스는 인류의 상상력, 신화, 믿음이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상상력, 신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호모 데우스에서는 인공지능, 생명공학, 나노기술을 이야기 합니다. 인류는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었고 인류의 오랜 숙제인 굶주림, 전쟁, 전염병을 극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굶주림에서 해방되고, 전염병을 치료하고, 전쟁을 평화로 바꾸면 인류는 더 이상 종교에 의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들을 대신하였듯이, 호모 데우스가 호모 사피엔스를 대신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아폴로는 언변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정통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폴로에게 프리스킬라와 아퀼라는 하느님의 길을 더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고 합니다. 아폴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었고, 복음을 선포하였으며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도움을 주고 있는 복음화 학교5단계에 걸쳐서 신앙 교육을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재복음화되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으면,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과학의 발달은, 함께하지 않는 과학의 발달은 바벨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된 신앙은 청하면서 함께 삶이 뒷받침이 되는 신앙입니다. 야곱은 아버지 이사악에게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행복했던 것은 아닙니다. 야곱은 20년간 눈 부칠 겨를도 없이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였습니다. 라헬과 레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서 14년간을 일하였습니다. 야곱은 12명의 아들을 낳았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고향으로 올 수 있는 복을 받았지만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참된 신앙은 하느님께 청하면서 삶의 터전에서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사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도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도들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놀라운 축복을 주셨습니다. 황무지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믿음의 결실들이 아시아의 각 지방에서 맺어졌습니다.

 

우리들의 복자, 성인들 역시 한국 천주교회 초기에 신앙을 증거한 사도였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는 바로 한국 교회의 사도행전입니다. 지금 우리는 피를 흘려야 하는 박해의 시기를 지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어느 박해의 시대보다 더 커다란 배교의 유혹에 직면해 있습니다. ‘물질 만능주의와 자본주의는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물질과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다원주의와 이성 중심의 생각은 유일하신 하느님을 상대화하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이 시대에 새로운 사도행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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