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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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수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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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11-24 ㅣ No.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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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수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루카 21장 12-19절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표창장이 수여되는 은총의 순간, 종말>

 

 

    인간이란 존재,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존재입니다. 갑자기 다가오는 천재지변 앞에 속수무책인 나약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오늘은 떵떵거리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전혀 기약하지 못할 유한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꽉 움켜쥐면 부스러기처럼 되어 버리는 한 줌 흙 같은 존재가 인간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정말 대단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인간의 내면에는 다른 동물에게서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침해하지 못할 고귀한 영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멸의 생명이 깃들어있습니다.

 

    요즘 계속되는 복음이 종말에 대한 복음입니다. 종말 그 너머에 자리한 다음 세상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복음입니다.

 

    종말에 관한 복음을 읽으실 때 마다 많은 분들께서 걱정들을 하십니다.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끔찍한 광경이 펼쳐지고, 이윽고 종말이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성 말씀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내린 결론은 너무 걱정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철저하게도 자비의 하느님이십니다. 자나 깨나 그분께서 생각하시는 고민 한 가지는 우리 모든 인류의 구원입니다. 우리 모든 인간의 영혼 구원을 위해 늘 노심초사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안개 속 같은 다음 세상 역시 그렇게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그 세상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세상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임에 확실합니다. 이 세상보다 훨씬 하느님 사랑이 충만한 세상이 확실합니다.

 

    다음 세상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영원을 살고자하는 각오가 더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천국을 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바로 지금 내 안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더 시급합니다.

 

    내면이 든든한 사람, 자기중심이 잘 잡혀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확연히 다릅니다. 매사가 당당하고 자신감이 흘러넘칩니다. 걱정도 많지 않습니다. 그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초연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자신 안에 영원한 생명을 간직한 사람, 자신 안에 이미 하느님 나라가 완성된 사람에게는 더 이상 죽음이 죽음이 아닙니다. 종말이 종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은 은총이며,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이며, 오랜 세월 꿈꾸어왔던 소망이 실현되는 축복의 순간입니다.

 

    종말도 마찬가지겠지요. 자신의 내면이 하느님의 빛으로 가득 차 있기에, 자신의 삶 자체가 이미 천국을 살고 있기에, 종말은 오랜 기다림의 완성입니다. 열심히 달리고 달린 사람들, 최선을 다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표창장이 수여되는 은총의 순간이 종말입니다.

 

    하루하루를 충만히 살아온 그리스도인들에게 종말의 순간 머리카락 하나 잃지 않을 것이고, 인내와 수고의 보답으로 영원한 생명이 상급으로 주어질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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