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인내와 용기를 가지세요.. 절대로 물러서면 안됩니다.

인쇄

. [71.162.35.*]

2006-02-03 ㅣ No.3944

 

Q.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7년차 맞벌이 주부입니다.

제 배우자는 저와 결혼하던 해에 영세를 받았구요.

처음 결혼때 남편은 정말 빈 몸으로 제게 왔고, 저희 경제적으로 어려움속에서 하나하나 일궈왔구요,

집은 남편명의로 하나 있습니다.

제가  그다지 체력이 좋지 못한 편이라 남편이 집안일도 많이 해왔습니다.

저는 그저 요리하고 빨래 하는 일만 조금 했지요.

 

하지만, 제 마음속 남편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았답니다.

뭐든지 저보다 남편이 잘되길 바라고, 제  옷은 안사도 남편옷은 사고 그랬습니다.

아이는 딸아이 둘이 있는데 지금까지 4년넘게 지방에서 친정어머님이 혼자서 두아이를 모두 길러주셨습니다.

어머니 희생이 컸지요.

저는 아이들을 보러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남편은 직장다니며 논문을 준비한다고 바쁘다고 해서 별로 가지 않고 거의 제가 내려갔습니다.

 

결혼시작때 너무 어렵게 시작한 지라 남편에게 시댁에 대한 경제적 원망을 했더랍니다.

가끔 심하게 다툴 때는 헤어지자는 소리도 했구요. 진심은 아니었고 그냥 제 마음을 알아달라는 표현이었지만

남편은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시댁에는 애경사때만 돈을 드리고 평소에 용돈을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시어른께서 말씀은 안하셨지만 많이 서운하셨던것 같습니다.

저는 저대로 아이양육이나 저희에게 무관심한 시어른께 서운했던 점이 많았습니다.

 

얼마전 남편과 시댁 용돈드리는 말다툼끝에 남편이 시댁에 전화를 했습니다.

시어머님이 저를 바꾸라고 하셨는데 제가 화가나서 받지 않자

시어른이 지방에서 새벽2시에 출발하여 4시에 올라오셨습니다.

그날 이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합니다. 시어른들은 그날 이후 계속 같이 계십니다.

전에는 저희 집에 거의 안오셨거든요.

 

 

처음 며칠 남편은 당장 이혼을 해주지 않으면 이혼소송(재판이혼)을 불사하겠다고 했습니다.

너무 놀란 저는 밤새 빌고 또 빌었습니다. (남편은 이혼을 오랫동안 결심해왔다 합니다.)

"당신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이제부터 열심히 더 잘 살겠노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제가 시댁에 잘못하고, 정신적으로 저와 사는게 매우 어려운 지경이라며

이혼의 결심이 굳었다고 얘기하고 시어른도 저보고 남편과 헤어지라고 하십니다.

남편이 제게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우선 정신과에 부부상담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서운한 것은 상담때에 남편의 태도입니다.

남편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내가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네 잘못을 생각해봐."

 네가 나에게 한 짓을 생각해봐, 자꾸 저의 잘못만을 들추고 자신의 반성은 없습니다.

 상담사 앞에서 이렇게 얘기하면서, 제가 시댁에 서운하게 한 것만 계속 들추어냅니다.

정말 저를 사랑했던 사람인가 의심스럽고, 혹여 결혼때도 본인의 처지를 받아줄 수 있고

직장도 있고 여러모로 그냥 선택할 만 하니까 저를 선택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병원의 부부상담 하시는 분이 그러시더군요.

"남편분, 보통 이렇게 상대방이 잘못을 빌고 용서를 청하면 다시 생각해보시는데

혹시 다른 여자분이 있으신가요?"

남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남편은 의사선생님께 본인이 감당하기에 제가 너무 드세다고 했답니다.

의사선생님이 제게 최대한 여성스러운 부분을 보이라고 하시는데요.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못써서 남편이 서운했나보다 싶어 노력하고 있는데요.

 

어떤 변호사분께 상담하니  다른 여자가 생겼을 때 흔히 남편들이 이혼하기 위해 들고 나오는 것이 시부모에게 잘못하느니, 부인으로써 집안일을 제대로 못하느니 하고 허물을 들추는 것이랍니다.

남편은 저와는 대화를 잘 하지 않으려 하고 시부모님들과 함께 있을 때만 대화를 합니다.

같이 사시던 분들고 아니신데 갑자기 함께 계시니 더욱 어렵고, 좌불안석입니다.

 

날마다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남편에게 잘해보다가, 혹 이사람이 정말 나쁜 맘으로 나의 이런 약한 면을 이용하면 어쩌나 싶고

정말 어렵습니다.

이번일로 남편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치유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정 원하면 협의이혼을 해주겠다고 말입니다.

도와주세요.

==========================

 

A.

 

+ 찬미 예수님!

 

1.

결혼하던 해에 영세를 받으셨다면, 혼배 성사를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자녀들도 유아세례를 시키셨다면 더 좋습니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만, 그 보다 훨씬 더한 경험도 다 이겨 내며 살아 왔습니다.

 

혼배성사는 천주께서 맺어 주시는 것이므로, 사람이 풀 수 없습니다.

 

설사 그동안 신앙생활을 좀 소홀히 하셨더라도, 즉시 본당 주임신부님께 면담을 신청하십시요. 사제들은 바로 부족한 우리 인간들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였을 때에 우리들을 도와 주시기 위하여  평생을 사시는 분들이십니다. 즉, 우리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 졌을 때 이를 풀어 주기 위하여 평생을 사시는 분들이십니다.

 

하오니, 본당 주임 신부님께 도와 달라고 말씀드리세요.. 전화 말고 직접 찾아 뵘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씀드리세요.

 

2.

남편과 시부모님들에게는 "천주께서 맺어 주신 것이라, 자매님께서도 어떻게 풀 수 없노라"고 또렷한 음성으로 확실하게 분명하게 직접 말씀을 드리도록 하세요. 바로 그 순간에 거룩하신 천주께서 자매님을 지켜 주시려고 자매님의 말씀을 통하여 그 자리에 강림하십니다. 이점 잊지 마세요.  

 

3.

그리고, 남편의 직장이 어딘지 모르지만 남편 직장의 사장님도 직접 찾아 뵙고 직접 말씀을 드리도록 하세요. 물론 남편께 이렇게 하겠다는 것을 두 사람 만이 있을 때에 꼭 말씀을 드리도록 하세요.

 

대개의 경우, 별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남자가 자꾸 이혼을 요구하게 되면, 직장에서도 그냥 두지를 않습니다. 즉, 얼마 있지 않아 목이 날라가는 정도는 남편되시는 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당장은 펄쩍 뛸지 모르지만, 이 소리를 듣고 며칠 지나면 남편께서 많이 수그러들 것입니다. 수그러드는 기미가 보이면, 굳이 남편 직장에 찾아가 이런 소리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무슨 소린지 아시겠죠?

 

4.

가정을 잘 지켜 나가는 것은 참으로 힘들 때도 있습니다만, 자매님께서 주신 말씀은, 사실은 그냥 다투고 있는 수준 정도로 보이오니, 이 말씀에 섭섭하게 생각치 마시고 절대로 덩다라 함께 뛰지 마세요.

 

일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제 풀에 꺾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마추쳐야 손뼉도 소리가 나는 법이니까요.

 

5.

그러나, 한 가지 꼭 드리고 싶은 부탁은, 혹시 그동안 살아 오면서 경제력이 있음을 믿고 남편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한 부분이 있다면 진실로 사과를 청하도록 하세요. 다른 사람이 없는 데서 반드시 사과를 청하도록 하세요.

 

특히 남편께서 공부를 좀 하신 듯 한데.. 그럴 수록 남자는 자존심과 명예를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가장 아픈 부분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책인데.. 이런 부분에 조금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6.

설사, 남편이 여자 문제로 실수를 한 것을 알게 되더라도 너그럽게 모르는 척 하면서 문제 삼지 말도록 하세요.

 

혼배 성사시에 천주께 약속한 것은 그냥 한 약속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어느 한 쪽이 약속을 위반하면 나도 또한 약속을 저버리겠다는 그러한 약속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할 때에는 서로의 부모 보고 결혼한 것 아니거든요?

즉, 부모님들은 자녀의 결혼을 축복해 줄 의무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효도란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도리를 밝히고 있지.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들로 하여금 다 큰 자녀들에게 "효자다" 혹은 "불효자다" 하면서 자녀들을 언제까지나 부리는 수단으로 삼으라고 "효" 사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하도록 하세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댁의 자녀들을 위하여 가정을 지키는 것입니다.

 

7.

특히, 자녀들에게 이혼은 바로 자녀들의 정체성을 산산조각으로 부수어 버리는 것입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의 숫자가 1 - 2명 밖에 되지 않으면, 부부간에 갈등 발생시에 자녀들이 부모를 잘 지켜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즉, "자녀들 보고 산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그냥 하시는 말씀은 아닙니다.

 

남편에게도 이 점을 잘 말씀드리도록 하세요. 이 세상에서 살아 있는 동안에 평신자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내 것이 아닌, 천주께서 주신 자녀들을, 내 뜻이 아닌,  천주의 가르침대로 잘 키워내는 일입니다.

 

혼배 성사시에 천주께 반드시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고요.

 

다 살고 나서 이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자녀들 뿐이니까요.

 

그러니, 아직은 아무 것도 모르는 자녀들의 장래를 위하여서라도 꾹 꾹 참도록 하세요.

 

바로 이 점 때문에 자녀들이 우리들의 보배입니다. 즉,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들이 자꾸 악해지는 것을 바로 지척에서 막아 주는 것이 자녀들의 역할입니다.

 

남편이 자녀들을 안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세요.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여러 번 자녀들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하면 많이 수그러 들 것입니다.

 

어른들 보다는 자녀들이 훨씬 더 거룩한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8.

지금 집에 와 계신다는 시부모님께는 하루 세끼 식사 대접을 공손히 잘 마련해 드리도록 하세요.

아침 저녁 문안 인사도 꼭 꼭 드리고 또 주무실 때 이부자리도 잘 보살펴 드리도록 하세요.

또한 매우 격한 말씀을 하시더라도 일체의 말대꾸 마시고 침묵으로 답변하십시요.

시부모님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눈 싸움 같은 것도 일체 하시지도 말고요.  (그냥 먼 쪽을 바라 보시거나 시선을 내리시면 됩니다.)   

 

9.

이런 어려운 상황이 올수록, 천주께 기도를 많이 바치도록 하세요.

묵주 기도도 좋고 또 가정을 위한 기도도 좋습니다.

 

10.

절대로 친정 어른 분들 혹은 오빠, 동생 들이 나서는 것은 금물입니다. 기름 통에 불 붙이는 것을 자초하는 격입니다.

 

당사자 간의 문제는 당사자의 문제로 두고 있어야지, 양측 집안 싸움이 되고 나면 참 힘들어집니다.

 

11.

끝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자매님의 경우 보다 훨씬 더 한 경험도 하면서 그래도 참고 인내하면서 또 그 속에서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교우 가정들이 사실은 참으로 많습니다. 

 

절대로 함께 뛰지 마시고, 차분히 기도하는 자세로 임하도록 하십시요. 남편이 무슨 소리를 하면 끝까지 다 들어 주는 자세도 매우 중요합니다.

 

세 살 먹은 아이도 자기 주장을 할 때는 절대로 틀린 말을 하는 법이 없기에, "일리 있다."는 표현이 있지 않나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을 한꺼번에 다 쏟아 내 놓으시라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히 남편의 마음의 상태를 읽어 가면서 남편을 달래고 가라 앉히기 위하여 적용 혹은 원용하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잘 넘기시기 바랍니다.

기조 중에 자매님을 꼭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398 3댓글보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