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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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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6-05 ㅣ No.147365

예전에 황제펭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3달 동안 남극의 눈보라를 맞으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이 부화될 때까지 품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암컷은 바다에 나가서 새끼를 위해 먹이를 잡으러 갑니다. 본능이라고 말하기에는 새끼를 위한 수컷의 사랑이 눈물겨웠습니다. 암컷이 돌아오면 수컷은 이제 먹이를 잡으러 바다로 나갑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면에서 황제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카르디널 피시(Cardinal fish)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물고기는 암컷이 낳은 알을 입에 넣어서 부화시킨다고 합니다. 알이 부화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합니다. 수컷의 입안에 있는 알은 안전하게 부활 할 수 있습니다. 본능이라고 말하기에는 새끼를 위한 수컷의 사랑이 놀라웠습니다. 알이 모두 부화하면 비로소 수컷은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면에서 추기경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가족을 위해서라면 장기를 기증하고, 목숨까지 바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능에 충실한 황제펭귄도, 카르디널 피시도 그렇게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목숨까지 바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만이 그렇게 하였습니다. 최귀동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본인도 힘들게 구걸하는 가운데 더 어려운 할아버지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오웅진 신부님은 지금의 꽃동네를 일구었습니다. 걸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정성과 사랑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로 가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나병환자들을 위해서 맞춤 신발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서 밴드를 만들어 음악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신부님은 과로로 짧은 사제생활을 마치고 하느님 품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을 따르던 학생들은 의사가 되어서 신부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더 많은 젊은이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사건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흐름을 바로 잡기 위해서 였습니다. 세상의 흐름이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긴 곳에서 짧은 곳으로 흘러간다면 세상은 공평해지고 아름다워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은 예수님이 꿈꾸던 하느님 나라입니다. 사자와 어린아이가 함께 있는 나라,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있는 나라, 사막에도 샘이 흘러 꽃이 피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공부해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출세해서 자기만 잘 살고, 잘 먹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출세해서 세상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혼자서 5000명의 것을 빼앗아 먹을 수도 있지만,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 오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드리시면서 어떻게 해야 공평한 세상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성체성사의 가장 큰 의미는 내어줌입니다. 사제는 미사 때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재현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것을 받아먹으십시오. 이는 여러분을 위해서 내어 줄 나의 몸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것을 받아 마시십시오.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입니다. 죄를 사하여 주려고 여러분 모두를 위해서 흘릴 피입니다. 여러분은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십시오.’ 내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체 성혈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남을 잘 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도, 예수님께서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것도 모두 우리가 잘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또한 우리도 이웃을 잘 살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면서 예전에 읽었던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꽃입니다.

꽃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그래도 나는 하나도 잃은 것이 없답니다.

가을이면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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