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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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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korona] 쪽지 캡슐

1999-06-02 ㅣ No.389

 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

 

어떤 사람이 자전거를 열심히 닦고 있었다.

그 곁에선 아까부터 호기심어린 눈으로 구경하는 소년이 있었다.

금세 윤이 번쩍번쩍나는 자전거가 몹시 부러운 듯 소년은 물었다.

 

"아저씨, 이 자전거 꽤 비싸게 주고 사셨지요?"

"아니야, 내가 산 게 아니란다. 형님이 주셨어."

"그래요? 나도....."

 

소년의 부러움 섞인 대꾸는 그 사람의 미소를 절로 자아내게 했다.

나도 그런 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분명 그런 생각을

소년은 가졌을 것이고, 그런 형을 가진 자신은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곧 다시 소년을 쳐다보아야 했다.

소년의 다음 말은 자신의 짐작과는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런 형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 집엔 심장이 약한 내 동생이 있는데,

그 애는 조금만 뛰어도 숨을 헐떡이거든요.

나도 내 동생에게 이런 멋진 자전거를 주고 싶어요."

 

주는 것과 받는 것.

대부분, 받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경우는 있어도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경우는 잘 없으리라. 남의 것은 받지 못해 안달하면서도

내 것은 손톱만치도 주지 않으려는 요즘의 세태에

소년의 그 같은 마음씀은 정말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다운 것이었다.

 

- 이정하님 산문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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