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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사랑/ 내용이 좀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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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6-11-21 ㅣ No.2150

그을린 사랑 

 

나왈 미르완이라는 한 여인이 죽었다. 그리고 자신의 쌍둥이 자녀인 잔느와 시몽에게 유언

장이 공개가 된다. 좀 유별난 유언장이었다. 자신의 장례에 관해 ...'관에 넣지 말고, 나체로, 

기도문 없이 묻어주고, 세상을 등질 수 있도록 시신은 업어놔 주고, 비석은 놓지 말고 이름

도 새기지 말며. 약속을 어긴 자는 비문이 필요없다' 이런 내용의 유언이었다.


그리고 딸 잔느와 아들 시몽에게 '유년기는 목구멍 속의 칼과 같아서 쉽게 뽑을 수가 없단

다.' 그러면서 잔느에게 봉투 하나를 주면서 아버지를 찾아서 전하라고 한다. 또 시몽에게

도 봉투를 하나 주면서 형을 찾아서 이 편지를 전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편지가 다

전달되면 너희들에게도 편지를 준다고 하는 유언장이다. 그리고 침묵이 깨지고 약속이 지

켜지면 비석을 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도 된단다. 햇빛 아래서 ...


잔느와 시몽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버지는 전쟁 때 돌아가셨고 그들에게 다른

형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몽의 고백에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나왈 미르완은 엄마로서는 별로였다는 것이고 시몽은 평생에 한 번은 정상적으

로 해야 될 것이 아니냐고 한다. 그러니까 엄마는 평생동안 정상적으로 살지 못했다는 것

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들의 입에서 엄마는 미쳤다는 고백이 나오고 있으니까. 


궁금했다. 엄마가 잔느와 시몽에게 해 준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유년기는 목구멍 속의 칼과 같아서 쉽게 뽑을 수가 없단다.' 


왜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왜 그토록 유별난 장례식을 원하고 있으며 죽었다던

아버지를 찾으라고 하고 있으며 갑자기 왠 형까지 찾으라고 하는 것일까? 아마도 이 영화는

이 물음을 중심으로 감상해야 할 것 같았다.


이제 잔느와 시몽은 엄마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와 형을 찾아나서게 된다. 

 

그리스도교인이었던 나왈 미르완은 이슬람교인이었던 와합을 사랑했고 둘은 함께 도망치

다 오빠와 동생에게 들켰다. 그리고 ... 오빠가 쏜 총에 맞아 와합은 죽었다. 오빠는 나왈까

지 가문의 명예를 더렵혔다며 죽이려고 했다. 할머니가 불렀다. 그런데 ... 나왈은 그때 임

한 상태였다. 그래서 ... 할머니는 아기를 낳고 나면 다 책임질 테니 학교에 가서 공부하

라고 하셨다.  

 

- 내 말 잘 들어. 여기엔 네 편이 하나도 없어. 아기를 낳거든 도아줄 테니까 여기를 떠나

  도록 해라. 시내에 있는 샤르벨 삼촌네로 가서 살아. 거기에서 학교에 다녀. 읽고 생각하

  는 걸 배워. 그래서 이 불행을 벗어나도록 해. 약속하면 도와줄게. 학교에 다니겠다고 이

  할머니하고 약속해. 

- 약속할게요. 할머니. 약속하겠어요. 

 

그리고 나왈은 아들을 낳았다. 할머니는 아기의 발 뒷꿈치에 까만점 세 개를 문신으로 새

겨 주었다. 그리고 ...

- 엄마를 잘 봐두거라. 나중에 알아볼 수 있도록

- 언젠가 너를 꼭 찾을 거야. 엄마가 약속할게 

그리고 아기는 어느 고아원에 맡겨지게 되었다. 


나왈은 할머니와의 약속대로 샤르벨 삼촌네로 가서 살면서 학교에 다녔다. 학교에 다니면

서 학교 신문사 일을 도왔다. 그런데 학교가 봉쇠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이때에 남부 

기독교 마을이 습격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남부에는 기독교 고아원이 두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나왈의 아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왈은 자신의 아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할머

니와의 약속은 어떻게 할거냐고 하지만 그녀는 캠프가 습격당하면 학교도 다 끝장이라며 

결국 아들을 찾아 떠난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


- 우리 학생들은 외국 난민을 추방하려는 민족주의당에 반대해요. 

- 그들은 기독교 민병대를 원조하고 민병대는 난민을 위협하죠. 

- 남부 지역의 난민들은 무장 중이고 대다수 회교도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요. 

- 하지만 당신은 기독교인이잖아요. 

- 우리는 평화를 지지해요. 종교는 무관하죠. 


종교와 무관하게 평화를 지지하던 나왈이었는데 ...

아들이 있다던 고아원을 찾아가나 그 고아원은 이미 공격을 당해 잿더미가 되었고 ...

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가다 아주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된다. 나왈은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 목걸이를 벗고 히잡을 쓰고 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가는 버스에 타게 된다. 그런데 도중에 민병대의 검문에 걸리게 된다. 그들이 회교도인들

임을 알게 되자 무차별 학살을 하게 된다. 


이때 그녀는 십자가 목걸리는 내보이며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알리며 목숨을 구하게 된

다. 이때 한 여자 아이를 자신의 딸이라며 구해주려 하였으나 화염에 휩싸여 죽어가는 엄

마를 향해 그 아이는 달려간다. 그리고 그들은 그 아이를 총으로 쏴서 죽였다. 나왈은 아

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곳에 도착했으나 그곳도 역시 폭격을 당해 아무도 살

아있는 것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기에서 나왈이 왜 자신의 쌍둥이 자녀에게 아버지와 형을 찾아 편지를 전해주라고 했는

지 생각해 본다. 잔느가 엄마의 흔적을 찾아나선 여정을 통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서로는 죽이는 이 일의 근본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고 있

는가? 도대체 이 비극의 시작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딸 잔느가 아버지 와합을 찾아 엄마의 고향에 갔으나 그곳 사람들은 "저 여자의 엄마는 

치란 말이에요."라고 외친다. 전쟁이 닥쳐왔을 때 마르완 일가는 부끄러운 일에 휘말렸단다. 

잔느가 찾는 와합은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아빠를 찾아다니면서 엄마가 어떤 여자인지도

모르다니"라고 말한다. 도대체 나왈은 어떤 여자였단 말인가? 


- 저는 데레사 캠프 학살이 끝난 후에 도착했어요. 모든 것이 불타버렸죠. 

  핏구덩이 속에서 아들을 찾아다니며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을 잊고 싶지 않아요.

- 우리의 적에 맞서겠다는 뜻이군. 그렇다고 네가 우리의 동료인 건 아니야.

  샴세딘이 왜 너를 믿어야 하지? 

- 애 아버지는 데레사 난민이었죠. 아들은 전쟁 중에 잃었고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요. 민족주의자들에 대한 증오뿐이죠. 

- 샤르벨의 신문에는 그렇게 안 썼잖아.

- 삼촌은 글로써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어요. 

  나는 그분을 믿었고요.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 하고 싶은 게 뭐지? 

- 내가 겪은 것을 적들에게 가르쳐 주겠어요. 


그리하여 나왈은 기독교 민병대 지도자의 집에 불어 과외 교사로 들어갔고 거기에서 민병

대 지도자를 총으로 쏴 죽였다. 그리고 혹독한 댓가를 치뤘다. 15년간 수감되었다. 


- 그분 얘기를 좀 해 줄 사람이요. 제 어머니거든요. 

- '노래하는 여인'이었죠. 72번 수감자 

  그녀는 기독교 민병대 지도자를 암살했어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죠. 

  아주 비싼 대가였지 15년이었죠. 언제나 노래를 불러서 '노래하는 여인'이었죠.

- 이분이 확실한가요? 

- 난 13년 동안 그녀를 감시했어요. 13년 동안 누군가를 감시해본 적 있어요?

  놈들은 그녀에게 안 한 짓이 없어요. 그러고 난 후에도 그녀는 꼿꼿이 선 채로

  놈들을 똑바로 쳐다봤죠. 그런 건 본 적이 없어요. 결코 굴복을 안 했죠. 

  그게 또 놈들을 자극했고 그리고는 아부 타렉이 왔죠. 

- 그건 누군데요? 

- 아부 타렉은 ...

  때로는 말이에요. 모르는 게 나은 일들도 있는 법이죠. 

- 저는 다 알고 싶어요. 말씀해 주세요. 

- 아부 타렉은 ...

  아부 타렉은 고문기술자였어요. 그녀를 되풀이해서 강간했죠. 

  출소 전에 굴복시키려고요. 노래를 멈추게 하려고요. 

  결국 그녀는 임신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된 거예요. 난 절대로 못 잊어요. 

  아부 타렉이 임신시킨 72번 수감자. 그들은 그녀가 감옥에서 아이를 낳은 

  후에야 석방시켜 줬어요. 

- 아이는요? 혹시 아이를 보셨나요? 

- 가끔 오는 의사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사람은 미쳤을 거예요. 

  텔아비브에서 식당을 한다는 말도 있던데 다 헛소리지, 미쳤거나 죽었거나

  둘 중 하나요. 간호사는 내가 알아요. 다레쉬에 살고 있죠. 


잔느는 시몽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가 감옥에 있었고 그곳에서 강간을 당했고 아이가 태어

났는데 그게 오빠라는 것이다. 그러나 ...


아부 타렉의 강간으로 임신하여 배가 불러오자 나왈은 유산시키려고 자신의 배를 마구 때

렸다. 그러자 손을 뒤로한채 수갑을 채우고 발에도 수갑을 채웠다. 그리곤 아이를 낳았다.

쌍둥이를 ... 그리곤 쌍둥이를 하던 대로 강에 버리려고 나왔으나 간호사가 '노래하는 여인'

의 아이들이라면서 자기가 보살피겠다고 한다. 


잔느의 전화를 받고 시몽이 잔느를 찾아 왔다. 그리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 간호사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엄마

가 낳은 아이는 쌍둥이였고 자기가 거두고 있다가 엄마가 출소할 때 돌려주었다는 이야기

그건 바로 자기 자신들이라는 사실 ... 그리고 이제 시몽은 형님을 찾아 나선다. 


- 형님에 관한 내용입니다. 고객이셨던 나왈 마르완 씨는 데롬 마을 출신입니다. 

  산파인 엘함이 아기를 데려가서는 크파르 훗 고아원에 맡겼어요. 

  1970년 5월의 일이었어요. 1970년 5월에 데롬의 산파인 엘함이 남자아이의 입양을

  위탁했죠. 그달에 위탁된 단 한 명의 아이예요. 보세요, '니하드'라는 이름으로 

  등록됐어요. 날짜가 일치해요. 

- 이 사람입니다. 니하드가 너희들의 형인 거야. 

- '크파르 훗 고아원' '니하드 드 메'라고 등록되어 있어요. 

  '5월의 니하드' 맡겨진 달의 이름을 임시로 쓴 거죠. 

  입양하는 사람이 없었죠. 전쟁 초기였으니까요. 고아원은 4년 후에 파괴됐어요. 


이제 나왈이 15년 형를 마치고 출소하게 되는데 ... 왈랏 샴세딘이 찾아온다. 그리고 ...

-자네가 큰 도움을 줬으니 이제 우리 차례네. 이 나라를 떠나게 그편이 더 쉬울 거야. 

  집과 일자리를 주겠네. 자네가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네. 우리는 아메리카에 친분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가야 하네. 아이들을 살아있으니 데리고 가게. 아이들이 도움이

  될 거야. 두고 보게. 

- 제게 그런 요구를 하시다니요. 

- 자네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이야. 자네 가족은 우리 가족이고. 나를 믿게나. 

  내가 자네와 아이들을 도와줄 거야. 내가 언제나 자네들을 지켜주겠네. 


그리고 이제 형인 '니하드 드 메'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샴세딘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안대로 눈을 가리고 만난다. 사르완을 보호하기 위해서란다. 그는 정치적 인물

이기 때문인가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형에 대한 모든 것을 듣게 된다.


- 우리들은 크파르 훗의 기독교들을 공격했네. 내 난민 형제들의 희생을 되갚아주기 

  위해서였지. 크파르 훗에 고아원이 하나 있었네. 아이들은 죽이지 않고 우리가 데려

  왔어. 나하드는 그 중 하나였지. 우리 편에서 싸울 수 있게 그 애들을 훈련시켰네. 

  니하드에겐 소질이 있었어. 아주 특출한 아이였지. 빠른 속도로 놀라운 사격수가 됐다네. 

  하지만 그는 어머니를 찾고 싶어했지. 여러 달을 찾아다녔어.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아이는 전쟁광이 되고 말았어. 나를 만나러 돌아와서는 순교자가 되겠다고

  했네. 어디서든 자기의 사진을 엄마가 볼 수 있도록 말야. 나는 거절했네. 

  그는 다레쉬로 돌아갔어. 그리고 그 지역의 가장 무서운 저격수가 됐다네. 

  진정한 기계였지. 보이는 사람은 다 쏴댔어. 그리고 ... 적군의 공격이 있었지. 

  어느날 아침에 놈들이 그를 생포했네. 7명의 적을 죽였는데도 그들은 그를 죽이지 않고

  훈련시켜서 크파르 리얏 감옥으로 보냈어. 

- 감옥에 있었어요? 

- 그랬지. 고문기술자로서. 

- 제 아버지랑 일했군요. 

- 아니지. 자네 아버지 아부 타렉과 함께 일한 게 아니야. 


그리고 이제 쌍둥이인 잔느와 시몽이 만난다. 

- 너 괜찮아? 

- 1더하기 1이면 2가 되는 거지. 

- 뭐라고? 

- 1더하기 1은 2야. 1이 될 수는 없어. 

- 열이 있는 것 같아. 

- 잔느? 1더하기 1이 1이 될 수 있을까? 

이제 모든 진실을 알아듣고 잔느는 경악한다. 


그리고 엄마 나왈과 잔느가 수영장에 들어온다. ...


 

그리고 나왈은 ... 어떤 남자의 발뒤꿈치에 선명하게 새겨진 까만점 세 개의 문신을 발견

한다. 그리고 그를 보러 나간다. ... 그 후 ...

 

- 고문기술자가 되면서 자네 형은 이름을 바꿨네. 그는 아부 타렉이 된 거야. 

  5월의 니하드가 바로 아부 타렉이네. 그는 새로운 이름으로 캐나다에 살고 있지. 

  니하드 하르마니 

 

이제 쌍둥이 잔느와 시몽은 ...

- 하르마니 씨? 

- 그런데요? 

- 당신 거예요.

 

아이들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려니 떨리네요. 난 당신을 알아봤어요. 당신은 못 알아봤죠. 

놀라운 기적이에요. 나는 당신의 72번 죄수예요. 우리 자식들이 편지를

전할 거예요. 당신은 못 알아보겠죠. 예쁜 아이들이니까. 하지만 그들은

당신을 알죠. 당신은 살아있다는 걸 그들을 통해 말하고파요. 당신은 

틀림없이 할 말을 잃겠죠. 진실 앞에선 모두가 침묵하니까. 

서명 : 72번 창녀로부터 

 

이건 고문가가 아니라 내 아들에게 하는 말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널 항상 사랑할 거야. 

네가 태어났을 때 해준 약속이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널 항상 사랑할 거야. 

평생 동안 찾아다녔단다. 그리고 찾아냈지. 

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네 오른쪽 뒤꿈치엔 문신이 있지. 

나는 그것을 보고 너를 알아보았단다. 잘생긴 아이더구나. 

너를 내 사랑으로 감싸줄게. 기운을 내거라.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니까. 

너는 내 사랑으로 태어났어. 

그러므로 네 동생들도 사랑으로 태어난 거지. 

너의 어머니 나왈 마르완 72번 죄수로부터 

 

'편지가 모두 전달되면 너희에게도 편지를 줄게' 

'침묵이 깨지고 약속이 지켜지면'

'비석을 세우고 내 이름을'

'햇빛 아래에 새겨도 된단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일까? 

너희가 태어날 때일까? 

그러면 그 시작은 공포란다. 

너희 아버지가 태어날 때? 

그러면 그 시작은 위대한 사랑이란다. 

너희의  이야기의 시작은 약속이란다. 

분노의 흐름을 끊어내는 약속 

덕분에 마침내 약속을 지켜냈구나. 

흐름은 끊어진 거야. 

너희를 달랠 시간을 드디어 갖게 됐어. 

자장가를 부르며 위로해줄 시간을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란다. 

너희를 사랑한다. 

너희들의 엄마 나왈로부터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영화를 시작하며 보여줬던 이 아이의 눈빛에서 뿜어져나오는 살기

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찾고 싶어했지. 여러 달을 찾아다

녔어.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아이는 전쟁광이 되고 말았어"


어린 니하드가 여러 달을 엄마를 찾아다니다가 보고 들을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빠가 난민

이었기에 자신을 낳아서 고아원에 버렸다는 것일까? 아마도 그랬을 것 같다. 그 또한 진실

이니까. 그러나 그 또한 진실의 모두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보았고 들은 진실이 우리 인생의 모든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

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또 다른 니하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삶 안에는 다 보여지고 다 들을 수 없는 더 중요한 진실이 있다는 것을 있다는 것을 믿는다

면 우리는 니하드처럼 분노하며 타인을 죽이는 저격수로 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이 이야기는 굉장히 성경적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카인이 하느님께서

자신의 재물을 기꺼이 받아주시지 않았다는 그 진실만 보지 않고 카인이 보지 못한 더 큰 

진실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카인은 결코 아벨을 살해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자신을 고아원에 맡겼다는 그 진실말고 자신을 평생동안 찾았다는 진실을 볼 수

있었다면 ... 엄마가 고백한다. 넌 사랑으로 태어났고 너를 내 사랑으로 감싸준다고 기운

을 내라고 ...


이 영화를 보고 나서 ... 누가 가장 큰 상처를 입었는가를 생각해 봤다. 그건 바로 엄마 

나왈이었다. 종교적 이념 전쟁으로 인해 가장 사랑하는 아이 아빠를 잃었고, 오빠와 동생

은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기 아빠를 죽인 원수가 되었고, 할머니는 나왈을 보호해주려고

그러셨지만 아무튼 아기를 낳아 고아원에 보냈고, 아기를 찾아다니다가 죽은 것으로 생각

하고 복수하기 위해서 그녀도 또 누군가를 죽였고, 그 대가로 가장 처참한 감옥에서 15년을

살았고, 또한 감옥에서 원치않는 성폭행을 당해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 아빠가 자

신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아들이라니 ... 


이 세상에서 나왈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사람이 있으면 손들고 나와보라고 외

치고 싶다. 영화는 이토록 그 깊이를 다 이해할 수 없는 나왈의 아픔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왈이 겪어야 했던 그 고통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됐는지 그걸 보자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종교적 이념 전쟁이 무엇으로부터 싹트기 시작했는지

그걸 보자고 초대하는 것 같았다. 


종교적 이념 전쟁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 아마도 내 생각과 같지 않다는 그것에서

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싶다. 카인이 자신의 생각과 하느님의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한 데

에서 아벨을 살해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왈이 고백하고 있는 것 가운데 

 

"그러면 그 시작은 위대한 사랑이란다. 너희의  이야기의 시작은 약속이란다. "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 세상 누구도 위대한 사랑 안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것 

을 ... 잔느와 시몽의 시작을 엄마는 그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로 보지 않았다. 그러면 그

시작은 공포라고 ... 그러나 너희의 아버지가 태어날 때로 본다면 그러면 위대한 사랑이란

다. 이 또한 성경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때로 우리는 잔느와 시몽처럼 원치 않는 탄생도 있을 수도 있다. 어쩌다 태어나기도 한 탄

생도 있을 수도 있고, ... 그러나 나왈은 너희의 아버지가 태어날 때로 본다는 것이다. 그렇

다면 우리의 탄생의 이야기의 아버지는 어디일까? 그건 바로 태초의 창조로 거슬러 올라간

다. 누구도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에서 나왈의 약속이 무엇인지 보자. 

나왈은 두 가지 약속을 했었다. 하나는 고아원에 보낸 아들을 꼭 찾겠다는 약속이었고

또 하나는 할머니와 한 약속이었다. "거기에서 학교에 다녀. 읽고 생각하는 걸 배워. 

그래서 이 불행을 벗어나도록 해."


그러나 나왈이 학교에서 읽고 생각하는 걸 배워서 불행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아니다 ... 오히려 학교에서 읽고 생각하는 걸 배운 대로 살았기에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왈은 어떻게 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걸

찾아야 이 영화를 잘 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왈은 ... 

고통 속에서 하느님을 만났을 것이다. 왜냐...

그녀의 유품은 ... 여권과 십자가 목걸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죽기까지 십가가를 목에 걸고 살았다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녀가 죽기까지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녔다는 것은 ...

죽기까지 사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애들 아빠에게 편지를 쓰고 나서 서명을 이렇게 했다. 

서명 : 72번 창녀로부터 

나왈은 애들 아빠에게 자신을 창녀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 

성경에서 창녀의 의미는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이방신을 섬기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을 때를 창녀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그때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아들에게 편지를 쓴 다음에는...

너의 어머니 나왈 마르완 72번 죄수로부터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아들을 고아원에 보낸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

아들에게는 늘 죄인인 엄마로 살았다는 고백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인생에 대한 고백성사를 나왈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했던 것이다. 

그러고 난 후에야 비로소 ...

너희들의 엄마 나왈로부터 

이렇게 고백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나왈은 아들에게 한 약속과 할머니와 한 두 가지 약속을 다 지키게 된 것이다.
두 아이들을 통해서 잃어버린 아들을 찾았고, 하느님으로부터 읽고 생각하는 걸 배워서
이 불행을 벗어났으니 말이다. 

나왈이 고백하고 있듯이 ...
엄마는 당신의 아이를 알아볼 수 있지만 아이는 자신의 엄마를 알아보지 못한다. 
바로 우리들이 그렇다는 점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알아보신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래서 "당신은 나의 어머니가 아니오"라고까지 할 수 있다.

이제 마무리를 해 보자. 나왈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란다."

그렇다. 서로 생각이 좀 다르면 어떠랴. 
서로 좀 생각이 다르다 해도 함께 있는 건 멋진 일이다. 
하느님께서 함께 있으라고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아멘.

이제 다 이루어졌다.

'편지가 모두 전달되면 너희에게도 편지를 줄게' 

'침묵이 깨지고 약속이 지켜지면'

'비석을 세우고 내 이름을'

'햇빛 아래에 새겨도 된단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 ...
햇빛 아래에 비석이 세워졌고 그녀의 이름이 새겨졌다. 그리고 ...
아들이자 애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가 어머니의 무덤 앞에 서 있다. 
그가 어머니의 무덤 앞에 설 수 있었던 것은 ... 
이제 그가 어머니의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랑 앞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죄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널 항상 사랑할 거야. 

네가 태어났을 때 해준 약속이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널 항상 사랑할 거야. 

평생 동안 찾아다녔단다. 그리고 찾아냈지.

 

우리가 이 사랑을 믿는다면 ...

예수님께서 당신을 죽인 사람도 다 사랑하고 용서하신다는 걸 믿는다면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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