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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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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annmary] 쪽지 캡슐

2000-10-12 ㅣ No.1900

 

   그대에게

 

  ’여기도 십자가, 저기도 십자가... 저렇게 교회가 많은데 우리 사회는 왜 사랑, 희생, 관용 따위의 단어와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질까?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르치는 교회가 저렇게 많다는 것은 그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사람의 숫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일텐데...’

   거리를 걷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분명히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는데...

 

  ’교회가 나날이 늘어 가는 것은 어쩌면 현세에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 났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이 세상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십자가가 구원의 상징이 아니라 구원을 판다는 광고판이 되고 교회는 예수는 파는 상점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 탓은 저에게 있겠지요. 영과 육으로 결합된 제 몸이, 하느님을 닮은 제 자신이 하나의 작은 교회임을 무시하면서 제멋대로 살아온 저에게, 이기심과 욕심에 눈이 멀어 이름뿐인 신자로 살면서 교회를 더럽혀 온 저에게 말입니다.

 

  이제는 더러 손해를 보면서 살아볼까 합니다. 약삭빠르다는 소리보다는 우직하다는 소리를,  ’가톨릭 신자가 역시 다르다’라는 소리를 들어볼까 합니다. 그래야 우리들의 성당만큼은  하느님의 참다운 성전으로 빛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대도 제 주장에 동의하시겠지요? 아니, 이미 그렇게 살고 계신건가요? 혹시 성전에서 뿜어나오는 사랑의 빛을 저만 못보고 있는 건 아닌지요?

  교회의 외침은 아주 미약하고 "러브 호텔" "의약 분쟁" "경제 파탄" "무질서" 등등 암담한 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주제넘은 푸념을 해 본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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