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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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혼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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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프리도 [206.55.93.*]

2005-04-10 ㅣ No.3366

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 대학원에서 인지신경생물학(Cognitive Neuroscience)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주로 연구하는 분야는 working memory라고 불려지는...단기 기억에 관한 내용인데요.

이쪽을 공부하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였던 '영혼'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고로 인하여, 혹은 간질에 대한 수술로 인하여, 뇌의 특정 부분이 손실 된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은 그 손실된 부분에 따라서...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고...

과거를 기억 못하는 사람도 있고...

수술 이후로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아주 쉽게 잘 흥분해서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도 있고...

늘 환청,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갖은 경우는, 판단 능력이 없어지는 사람입니다.

무엇인가를 결정을 해야되는데...예를 들어서, 오늘 저녁엔 어느 레스토랑을 갈까...고민하다가, 결국은 결정 못하고 밤을 새워버리는 사람들도 있죠.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떤 결정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입니다.

 

한편, 제가 어렸을 떄부터 접해왔던 영화라든가...이야기들...그런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영혼'에 대한 이야기는...주로...지난 일을 기억하고, 감정 조절이라던가...어떤 이성적인 판단이라든가...그런 것이 가능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뇌라는 것은 신체의 일부분입니다. 신체의 일부분이 손실되거나 상처가 나는 것으로, 과거를 잊어버리고, 성격이 변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게 된다는 것은...신체의 변화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일까요...?

 

그냥, 제가 생각하기엔...영혼과 마음은 좀 구분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 성격, 판단...등등...뇌라는 신체의 일부분에 기초를 둔 것들은 마음이고...

영혼은 좀 더 고차원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과 동등하다."

 

여기서 또 한가지 생각할 점이 감정(emotion)에 관한 내용입니다.

진화론을 믿는 사람들은, 감정이란 우리의 유전자(gene)가 우리에게 명령하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거나, 성적 욕구, 혹은 짐승보다는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더 슬퍼하는 것...등등...

모두, 이 유전자가 자기 자신의 유전자를, 혹은 자기 자신과 최대한 비슷한 유전자들이 널리 퍼지게 하기 위한 행동이, 우리에게 감정이란 것으로 표현된다는 것이죠.

 

동물들도 다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식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는...인간의 자유의지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유 의지라 함은...자신의 감정에 반하여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유전자, 혹은 몸이 원하는 바를 반대할 수 있는 능력...

 

여러가지 실험 결과에서 쥐나 원숭이들은,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을 자극해주면, 열이면 열...그 감정에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감정을 억누를 수 있지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란 자신의 감정에 반하여 행동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지능을 가리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인간의 높은 지능과 상대적으로 큰 머리는 진화론으론 설명이 불가능한 것입니다만, 어쩌면...이 높은 지능이 자유의지란 표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일까요...?

물론, 높은 지능 또한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일 것입니다. 근데, 그 지능이 자유의지와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아니면, 엄연히 다른 본질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까...?

 

제 느낌엔...이 자유의지가 우리가 말하는 영혼과 무엇인가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성경에 기초한 생각이 아니라서, 교회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괴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사실 교회에서 가르치는 영혼에 대한 자세히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영혼을 구해주소서...늘 기도합니다. 늘은 아니더라도, 최소 일주일에 한번씩 미사 드릴 때마다 기도드립니다.

기도할 때, 영혼이라고 하면...뭔가 이미지가 잡히는 듯하면서도...좀 더 깊게 생각하다보면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심란한 제 마음에 평화를 주실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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