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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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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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1-06-15 ㅣ No.2418

오늘은 복음과 관계가 없을 지 모르지만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모 중학교 1학년 남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수련회 동안 만난 그 친구는 키가 보통이고 살이 많이 쪘다.  

얼른 보면 귀여운, 오동포동 한 그런 아이이지만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산만 그자체요 굉장한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약한 사람, 여자 아이들에게 행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놀라운지 모른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물건들은 부수고 돌아다니고,

프로그램 내내 그야말로 불안해 하며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제는 한 여자 아이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그 아이를 발로 거의 짓밟는 모습을 보았다.

알고 보았더니 이번만이 아니라 학교에서 그런 모습으로 유명하단다.

그래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정신 병자", "미친 놈" 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아이가 너무 무섭기에 다른 아이들은 감히 어쩌지 못하는 것같았다.

 

하지만 힘있는 어른이나 선생님 앞에서는 그야말로 순한 양이었다.

 

이 곳 수련관 모든 식구들이 놀라워했고,

함께 일하는 수녀님들은 그 친구를 보며 불쌍한 마음마저 들었단다.

 

난 이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고 고민했다.

2박 3일의 일정안에서 만난 아이이고 더 이상 만나기 어려운 아이이기에

오히려 쉽게 대할 수 있으련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가갔지만 아이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인간은 왜 그렇게도 약한 이들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것일까?

남성은 왜 그런 시선과 생각으로 여성을 대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들은 하나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인간이라는

고귀한 인격체라는 의식이 아닌 그런 생각말이다.

 

그 아이는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 아이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머리채를 잡힌 여자아이는 그 아이의 어머니의 모습이고 말이다.

그 아이은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흉내내고 있는 것이고

참된 자신의 모습은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 아픈 현실이었다.

 

어떤 학자는 혼돈스럽고, 정리가 안되어있고,

질서가 없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의식은

동양적인 사고보다는 서양에 가까운 사고라고 한다

동양인들은 그런 무질서가, 혼돈이

창조로 가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것이 맞는 말이라면

그 아이가 자신의 혼돈을 딛고 보다 성숙한 모습의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빌어보고 싶다.  그러나 그 아이의 주변 사람들이

과연 그 혼돈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답답해진다.

 

그리고 더욱 맘이 무거운 것은

난 한 인간으로 그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가 없다라고 생각해서

인지 모르겠다.

 

기도의 필요성이 여기서 증명되는 것인가?

오늘 미사는 그 아이를 기억하면서 드려야 할까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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