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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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성화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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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06-22 ㅣ No.2450

예수성심 대축일이고 <사제 성화의 날>이다.

우선 축일을 맞는 모든 사제들에게 함께 축하를 드리고 싶다.

 

이 축일에

주님께서는 무슨 메시지를 전해주실까 생각하다가

지난 해 제주 글라라 수녀원 피정 지도차 들렸던 때가 떠올랐다.

근처에 있는 이시돌 목장을 방문하고

크게 실망하였던 것이다.

나는 늘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생각하고

그 순하디 순한 양떼들을 생각하고

넓고 광활한 푸른 초원을 생각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주님 안에서의 파아란 풀밭의 상징으로만 목장을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보게 된 이시돌 목장은

광활하게 넓기는 했으나 그런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제들로 상징되는 그러한 화려한 제의를 입고

귀티나게 우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작업복 차림으로 동물들을 돌보고 먹이는 그런 목동들이요, 아니 양치기였다.

 

우리는 사제들을 목자라고 부르는데

이 말이 틀린 것같다.

목자라면 아주 고귀한 신분의 단어로 들리기 때문이다.

특히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실제로 예수님은 목자이시기보다는 목동이요 양치기이셨다.

목장주인이 아니라 그저 일하는 일꾼에 불과하였다는 상징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시다>고 하신다.

 

오늘 축일을 맞는 사제들에게

그분은 다시 이 겸손과 온유를 촉구하시는 것같다.

매일 제단의 성사를 이루는 사제의 신분은

제단의 성사가 의미하는 <극치의 겸손, 겸손의 극치>를 살 때

진정한 의미에서 예수를 닮은 사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제들이여,

우리가 거룩하게 되는 지름길은

바로 이렇게 겸손과 온유를 통해서가 아닐까요?

그분이 늘 우리의 밥이 되어 주시듯이

그분이 늘 양떼들의 벗이 되어 주시듯이

우리도 그 겸손과 온유를 우리가 추구해야할 최상의 덕목으로 여긴다면

주님의 거룩한 사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가지 사목직 때문에 힘이 들지요.

이러한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위로를 주시지 않습니까?

<무거진 짐을 지고 허덕이는 자들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그렇습니다!

신부님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주님께로 달려 갑시다.

우리가 쉴 곳은 주님 안에서 뿐이지 않겠습니까?

 

한해동안

나의 겸손치 못한 말과 행동 때문에,

그리고 온유하지 못하고 쉽게 화내고 짜증 부리는 모습 때문에

거룩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많은 교우들에게 상처를 알게 모르게 주었음에 깊이 용서를 구하고 싶다.

<교우들이여, 저와 더불어 사제들을 용서하소서>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저희들이 아닙니까?>

<또다시 더 겸손하고 더 온유하리라 다짐하오니 저희를 옆에서 도와주소서.>

<기도로 도와주소서...>

 

예수성심이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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