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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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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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1-12-28 ㅣ No.3077

12월 28일 금요일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축일

 

<몸값 2만원>

 

인간의 역사는 불행하게도 가진자 편의 역사로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무죄하고 연약한 사람들의 대표격인 어린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 역사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어왔습니다. 정치세력들의 지나친 정권욕, 지나친 이기심, 한번 자리에 앉으면 물러나기 싫어하는 명예욕으로 인해 항상 피해를 받던 존재들이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이런 강자의 역사는 불행하게도 오늘 이 시대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프카니스탄의 맑은 눈망울을 지닌 그 어린이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 어린이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서 당장 오늘 하루를 연명할 양식을 매일 걱정할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지내야 합니까?

 

국제사회는 "어린이 노예노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 한푼 받지 못하고 지옥같은 노동을 하는 어린이노예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제 동료 신부가 선교사로 파견되어 일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벌어지는 현대판 노예 사냥은 가장 끔찍하고 악명이 높습니다. 아랍계 민병대는 수단 남부의 기독교도와 딩카족의 마을을 습격해 남자들을 죽이고 여성과 어린이를 노예로 끌고 가 채 2만원도 안되는 몸값을 받고 팔아 넘깁니다.

 

아랍계는 이들을 노예화하는 것을 전통적인 권리로 여기고 노예를 재산처럼 취급합니다. 일부 노예주인들은 노예들이 도망하지 못하게 하고, 이슬람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아킬레스건 등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기도 했습니다.

 

중앙, 서부 아프리카에서 해마다 20만명의 어린이들이 노예로 팔려가고 있다고 유엔아동구호기금(유니세프)은 추정합니다. 아동 밀매업자는 베냉이나 토고 등에서 자식을 교육하고 일자리를 구해준다고 가족을 속여 2만~5만원을 건네고 어린이를 데리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가봉이나 코트디부아르 등 이웃나라의 커피·코코아·면화 농장에 40여만원을 받고 팔아버립니다.

 

오늘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축일에 불쌍하기 그지 없는 우리 어린이들, 양식없는 어른들로 인해 크나큰 상처를 받으며 평생 고통 당하는 우리 어린이들을 기억합니다. 헤로데왕 한사람의 정권욕으로 인해 수많은 어린이들이 무고한 죽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가슴에 안고 기뻐하던 부모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한평생 죄책감 곳에 지내야 헀습니다.

 

오늘 무죄한 어린이들의 대축일에 우리 기성세대들은 진정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지나친 기대, 우리의 지나친 정권욕, 우리의 지나친 이기심으로 우리의 자녀들을 죽음에로 몰고가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오늘 한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우리의 대리만족을 위한 희생양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존재 그 자체로 사랑받고 존중되어야할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결코 우리 기성세대들의 지나친 기대의 희생양이 절대 아니란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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