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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과 설렁탕, 그리고 찐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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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2-09 ㅣ No.3249

2월 10일 연중 제 5주일-마태오 5장 13-16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육개장과 설렁탕, 그리고 찐계란>

 

언젠가 제가 지독한 위장병에 걸려서 고생하던 때였습니다. 담당의사께서는 제게 음식을 짜고 맵게 먹지 말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당장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동안 소금이나 고춧가루가 거의 들어있지 않은 음식만 먹게 되었습니다.

 

거의 매 끼니를 멀건 흰죽에다 시금치, 백김치, 콩나물무침 등등. 정말이지 그것보다 더 큰 고역은 다시 또 없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저는 소금의 소중함이랄까 위력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육개장의 그 얼큰하고 개운한 맛, 설렁탕의 그 은은한 맛, 그 기본은 다름이 아니라 소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금을 치지 않고 찐계란을 드셔보셨습니까. 소금 없는 찐계란은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습니다. 얼마나 먹기가 팍팍하고 또 무의미한지? 소금은 음식 가운데 녹아 스며들어 절대 보이지는 않지만 조미료 중의 조미료입니다. 모든 음식에는 일단 소금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나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세상의 소금"은 바로 그리스도인 한 명 한 명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소금인 그리스도인은 세상 안에 녹아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우리로 인해 기뻐하고 신명나는 삶을 살아가도록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한 몸 바쳐"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상과 이웃을 위한 희생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기본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신장 하나를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떼어준 40대 여자 분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동아일보 제 25026호 사회면). "세상 모든 사람이 2개의 신장을 가진 것은 힘들 때 서로 나눠주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실천에 옮기고 싶었습니다"라며 그분은 "사랑의 신장 기증 릴레이"의 첫 주자가 되었습니다.

 

그분의 신장을 이식 받은 손모씨의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신장 하나를 다른 환자에게 기증하였고, 그 환자의 남편 역시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신장 하나를 다른 환자에게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한 천사의 선행은 세 가정에 새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하늘이 기뻐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실천한 그 부인은 온전히 세상 한가운데로 녹아 스며든 소금이었습니다. 세상에 희망을 던져준 의인이었습니다.

 

소금이 일상의 기쁨이자 세상의 희망이듯이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의 기쁨이자 희망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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