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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에서 찾아낸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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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2-13 ㅣ No.3261

2월 14일 목요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루가 9장 22-25절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책갈피 속에서 발견한 진리>

 

오늘 우연히 집어든 상본의 뒷면에서 이런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모든 비극 중에서 최악의 비극은 젊어서 죽는 것이 아닙니다. 팔십 구십까지 살지만 한번도 진정으로 살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비극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자주 이런 의문에 빠지곤 합니다. "얼만큼이나 더 살아야 부끄럽지 않은 삶을 한번 살아보나? 언제쯤이나 진정 수도자다운 삶을 한번 살아보나?"하는 의문입니다.

 

제 안에서, 또 주변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발견합니다. 그런 모습은 우리가 수도자로서 서원을 했지만 진정으로 서원을 살지 않을 때입니다.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았을 때면 미련 없이 아쉬움을 떨치고 일어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할 때입니다.

 

매일의 포기와 매일의 떠남을 바탕으로 한 티끌 같은 겸손함, 매일의 비움을 기반으로 한 무소유의 삶이 수도자로서의 삶임을 알고 있지만, 실제 상황 앞에서는 왜 그리도 딴 생각을 하게 되는지요.

 

그게 아닌지 분명히 알면서도 비본질적인 대상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자리에 연연합니다. 외적인 모양새나 사람들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을 씁니다. 이런 비본질적인 대상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그로 인한 괴로움은 아마도 한평생 풀지 못할 과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번 두 가지 조건-자아 포기와 십자가의 수락-을 제시하면서 우리와의 재계약을 원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예수님의 권고는 참으로 부담스런 권고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권고는 우리의 신앙생활이나 봉헌생활의 핵심을 이루는 권고이기에 매일 염두에 두고 매일 우리의 좌우명으로 삼아야할 권고임이 분명합니다.

 

이 땅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들,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매일 겸허하게 자기 본래의 모습을 자각하고 티끌보다도 겸손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무엇을 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기뻐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생활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지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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