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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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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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3-05 ㅣ No.3343

3월 6일 사순 제 3주간 수요일-마태오 5장 17-19절

 

"그러므로 가장 작은 계명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나,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아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아주 특별한 미사>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때였습니다. 그날 저녁 메뉴는 양념에 절인 돼지 갈비였습니다. 그날 따라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각 식탁은 아이들과 손님들로 빈틈이 없었습니다.

 

다들 적당히 익은 고기를 상추에 싸서 한입씩 넣는데 정신이 없던 순간이었습니다. 좀 야한 정장에다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인 옛기숙생 한 명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다들 먹는데 바빠서 아무도 그 아이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아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짜장면집에 취직한 아이였습니다. 오랜만에 휴가를 얻어 인사차 들렀는데, 다들 먹는데 바쁜 나머지 그 아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식당 안에 들어왔는데, 앉을 자리도 없었기에 쭈뼛쭈뼛 망설이던 아이는 다시 문밖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 순간 제 눈길이 그 아이와 마주쳤습니다. 저는 즉시 달려가서 아이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저도 처음 보는 아이였기에 서먹서먹했지만 우선 아이를 제 자리 옆에 의자 하나를 끼워 앉혔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 나서 수저와 밥과 국을 퍼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아이에게 "애야!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많이 먹거라. 수사님들이나 아이들이 많이 바뀌어서 굉장히 낯선 기분이 들지?" 하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 순간 무척이나 경직되어있던 아이의 얼굴이 금새 활짝 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묻지도 않았는데도 언제부터 언제까지 여기 살았는지, 지금 짜장면 배달을 하는데, 한 달에 월급이 80만원이고, 적금을 60만원씩 들고, 한 달에 두 번 쉬는데, 오늘은 옛날 사감수사님 아직 계시는가 궁금해서 와봤다는 등등의 이야기들을 신나게 펼쳐놓았습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일어서면서 아이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까 왕기분 나쁠 뻔했었는데 고마웠습니다."

 

사실 제가 한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잠깐 일어나서 아이를 제 옆에 앉혔고, 아이에게 수저와 밥 한 그릇 퍼준 일, 채 1분도 안 걸리는 작은 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작은 것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가장 작은 계명하나라도 잘 지키라고 권고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행하는 일상의 작은 친절이 아무 것도 아닌 듯 보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키 작은 풀꽃 하나 하나에도 큰 의미를 두시고 당신 생명력을 불어넣으시고 화려한 옷을 입히시는 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돈보스코 성인의 교육학 안에 참으로 효과적인 도구가 있는데, 그것은 "친절"입니다. 돈보스코 성인에게 있어 친절은 청소년들의 영혼을 구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교육요소였습니다.

 

친절이란 단어는 단순히 "잘 대해주는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친절은 인격 전체의 투신을 요구하는 환대의 행위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을 전적으로 개방함에서 진정한 친절이 시작됩니다.

 

교육자나 부모가 윗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을 버리지 않을 때, 보다 철저히 자신을 낮추지 않을 때, 기성세대로서의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을 때, 아이들에게 진정한 친절을 베풀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환대하고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는 교육자나 부모 측에서의 큰 희생이 요구됩니다. 아이들의 무례함이나 배은망덕에 대한 인내와 자제, 끊임없이 자신을 깎아내는 노력을 토대로 진정한 친절은 싹트는 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미사에 여러분 초대합니다.

 

일시: 3월 6일(수) 오후 5시 30분

장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살레시오 수도원 성당

미사 지향: 살레시오 근로청소년회관 기숙생 축구단 창단 미사

특전: 저녁식사와 따뜻한 차 제공

문의: 832-5026, 831-3068

 

오시는 길:

+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하차, 2번 출구로 나오셔서 16-1 마을버스 승차, 대림 1동 동사무소 하차 후 전화.

+자가용: 영등포 로타리에서 시흥대로 방향으로 오시다가 "태양의 집" 백화점 앞에서 우회전후 전화.

 

*부디 오셔서 저희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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