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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들어갈 확률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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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3-28 ㅣ No.3459

주님 수난 성 금요일-요한 복음 18장 1-42절

 

 

<천국에 들어갈 확률 99.9%>

 

암환자 한 분이 투병 중에 있었습니다. 두 번에 걸친 위암 수술에도 불구하고 두 번 다 경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기적 밖에는 그 어떤 희망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밥은커녕 죽도 제대로 못 먹고 링거주사에만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방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그분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왔습니다.

 

상식이 있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기에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재빨리 파악했습니다.

 

상황이 그 지경까지 오자 그 환자는 도저히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 십 년 동안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아끼고 아끼면서 밤늦도록 코피 흘려가면서 모은 돈이 이제 제법 되는데... 그 모든 것들을 남겨 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려웠던 것은 시시각각으로 자신을 포위해오는 죽음의 공포였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불안으로 가득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대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삶에 대한 아쉬움, 남겨둔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과 안타까움, 다른 사람들은 저리 떵떵거리며, 게걸스럽게 먹으며 잘 사는데 하필 나만 먼저 떠나야한다는 것에 대한 억울함, 내가 이렇게 잘 못 살았는데, 죽으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 등등으로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자주 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공포 앞에 떨고 있는 우리들에게 한줄기 강렬한 빛을 던져주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오른편에 예수님과 함께 못 박혔던 흉악범을 보십시오. 그는 정치범도 사상범도 아닌 파렴치한 흉악범이었습니다. 아마도 죄란 죄는 있는 대로 다 지었을 것입니다. 악랄한 수법으로 사람도 몇 사람 죽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평생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하고 살았던 우도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한평생 나쁜 짓만 일삼다가 마지막 순간에 딱 한번, 잠시 몇 분 동안 참회한 우도에게 예수님께서는 천국을 약속하십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우도와 비교해볼 때 훨씬 낙관적입니다. 우리 중에 그 누구도 우도처럼 악랄하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도에게 주어졌던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천국에 들어갈 확률은 99.9%입니다. 지난 세월 우리가 지은 허물이나 죄악 때문에 우리가 낙원에 못 들어간다는 논리는 예수님의 논리에 어긋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단 한번만이라도 십자가의 길을 자신의 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면 그 누구에게나 천국을 허락하십니다. 한번만이라도 진정으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 목숨이 다하기 전 단 3분만이라도 예수님 곁에 있는 사람은 그 누구에게나 낙원이 약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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