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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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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6-18 ㅣ No.3775

6월 18일 연중 제 11주간 화요일-마태오 5장 43-48절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또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를 한다면 남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성화(聖化)

 

세상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원수"는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의외로 아주 가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 놀랄 일은 한때는 가장 사랑했던 사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원수란 말은 원래 "자신 또는 자신의 집이나 나라에 해를 끼쳐 원한이 맺힌 사람"을 의미하지만, 요즘은 "자식이 원수", "남편이 원수" 와도 같이 그 사람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는 경우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참으로 요구가 많으신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습니다. "이만큼 사랑했으면 됐겠지?", "이만큼 희생하고 이만큼 양보했으면 충분하겠지?"하는 우리에게 좀더 노력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성화(聖化)에로의 길, 완전함에 이르는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 길은 참으로 고통스런 길, 완전히 포기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길, 완전히 속없는 사람이 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내가 승리하는 길이 아니라 지는 길입니다. 차지하는 길이 아니라 내어놓는 길입니다. 다른 사람 위에 올라서는 길이 아니라 끊임없이 밑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언제나 사사건건 간섭하고 사람을 들들 볶는 사람, 자식들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갈라서고 싶은 사람, 수 천 번도 더 "도장" 찍고 싶었던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성화에로 이르는 길입니다.

 

입만 열었다하면 불평불만이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신의 허물을 모두 까발리는 그 사람에게 더욱 예절을 갖추어 대하는 일이 바로 성화에로 이르는 길입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이 "어쩌자고 내가 저 녀석을 낳았을까?"를 반복했던, 날이면 날마다 속을 뒤집어 놓는 그 사람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다시 한번 새 출발하는 일이 바로 성화에로 이르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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