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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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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7-07 ㅣ No.3820

7월 8일 연중 제 14주간 월요일-마태오 9장 18-26절

 

마침 그 때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던 어떤 여자가 뒤로 와서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 여자를 보시고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 여자는 대뜸 병이 나았다.

 

 

<만신창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하혈병을 앓던 여인의 고통을 생각해봅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일단 하혈한다는 것, 피를 흘린다는 것은 몹시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피는 에너지, 생명의 상징입니다. 출혈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치명적인 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14년간 하혈을 해왔다는 것은 매일 조금씩 생명을 잃어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4년 동안 매일 하혈을 할 때마다 여인은 죽음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매일 자신의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을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로 바라봤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인은 늘 "이러다 내가 죽지 죽어. 죽기 전에 딱 한 번만이라도 이 지독한 하혈병에서 해방되어 봤으면..."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말이 14년이지 보통 긴 세월이 아니었습니다. 14년간 하혈을 계속해온 여인의 몸 상태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잘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과다한 습관적 출혈로 인한 창백한 얼굴,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두려움 가득한 눈동자, 늘 따라 다니던 빈혈과 어지럼증으로 여인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 상태였을 것입니다.

 

제대로 걸을 기력조차 없었던 여인, 그리고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 졸라대는 스타일도 아닌 여인, 내성적인 여인은 차마 예수님 앞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대신 오랜 시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중, 천신만고 끝에 예수님 뒤에서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댈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여인은 최후의 수단으로 예수님을 선택합니다. "예수님, 그분이라면 반드시 내 병을 낫게 하실 수 있을 거야. 마지막으로 그분께 한번 모든 것을 걸어보자"며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선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 당신께 모든 것을 걸고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여인을 예수님께서는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심하여라,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이제 일어나거라. 길고 길었던 고통의 세월을 딛고 이제 그만 일어나거라.

너는 이제 새사람이다. 너는 이제 새로 창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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