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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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건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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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호 [palex] 쪽지 캡슐

2004-01-09 ㅣ No.6255

주님 공현 후 금

03.1.9.

<오늘의 말씀>

온몸이 나병으로 문드러진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하시자 곧 깨끗이 나았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꽤나 오랜 기간 병원에 계셔야 했다.

사정이 여차하여 결국 아버지 간호는 내 차지가 되었다.

누워계셔야 하는 아버지, 대소변도 받아내야 했다.

대소변을 받아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거북스러웠다.

그러나 아버지라서 그런지 힘들지 않았다.

 

신학생 시절, 꽃동네 봉사를 갔다.

내가 배치된 곳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신생아부터 13살까지의 대부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신학생의 체면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예수님은 그런 일 하셨는데

만약 내가 못하면 무슨 신부가 될 수 있나라는 생각으로 나를 다잡았다.

 

그러나 신부가 된 지금!!

더러운 것, 지저분 한 것 등은 본능적으로 피하게 된다.

 

오늘 복음의 첫 장면이 눈길을 끈다.

예수님께서는 어느 한 동네에 머물고 계셨다.

어제 복음도 그러하려니와

예수님은 전도 여행 초기에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셨다.

따라서 예수님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예수님!

그런 상황에서 온 몸이 나병으로 문드러진 사람 하나가 나타난다.

온 몸이 문드러졌다면, 한 눈에 그는 나병환자임을 알 수 있다.

보기에 흉함을 넘어 섬뜻할 것이다.

냄새나고, 입성 역시 후줄근하여 더러움 그 자체일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피해 달아날 것이다.

 

그런 그가 예수님 앞에 와, 고쳐 주시기를 청한다.

그의 용기도 대단하다.

하지만, 더 감복할 사실은 예수님의 행동이다.

예수님은 그에게 손을 내밀어 몸에 대신다.

 

복음을 읽으며 장면을 연상하는 나에게도

그 나병환자는 피하고 싶은 인물이다.

그 인물에게 섬뜩함을 느낀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에게 다정한 손길을 내미신다.

 

깨끗하고 좋은 것, 편안하고 쉬운 것만 찾는 생활이 되어 버린 듯 하다.

어린 시절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하고 힘든 것을 이겨낸 적이 있었다.

 

예수님의 모습이 내 마음 속에서 잊혀진다면, 나는 사랑을 줄 수 없으리라.

예수님의 모습이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때, 나는 신부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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