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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1 수/ 무엇을 의식하며 살 것인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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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6-20 ㅣ No.112747




   연중 11주 수, 마태 6,1-6. 16-18(17.6.21)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18)



 








 

무엇을 의식하며 살 것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위선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이 자선을 베풀 때에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스스로 나팔을 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기도할 때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했습니다.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렸지요. 모두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위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선을 베풀 때나 기도할 때, 그리고 단식할 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6,4.6.18)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태도는 하느님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중심에 두며, 인간의 시선을 의식하는 위선임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그 말씀은 하느님을 의식하며 그분을 위하여 행동할 때 영원히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이기도 하지요(5,48 참조).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을 망각하며 자신에 취해 행동하였습니다. 그들은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를 의식하지 않고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데 몰두하였던 것이지요. 그들은 하느님께 되돌려야 할 자선을 자기 자랑의 계기로 삼았고, 기도마저도 자신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인 의존을 뜻하는 단식마저도(탈출 34,28) 자신의 의로움을 드러내는 기회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숨은 일도 보십니다. 곧 주님은 내가 아버지를 의식하면서 마음속 깊이 행한 행위를 알아보시는 분이시지요. 이렇듯 주님께서는 나의 속마음 진실과 마음의 지향을 알고 계시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계십니다. 그렇게 주님께서는 사랑으로 나의 전부를 살피시지요. 따라서 행복을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주님의 눈길을 의식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사랑의 눈길을 의식하며, 그 눈길 아래 머물며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주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의 눈길을 망각해버릴 때 우리의 삶은 꼬이기 시작함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눈길을 망각하고 의식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람의 눈을 의식하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 순간부터 자신의 영광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그 지점이 바로 패망과 영혼의 죽음으로 가는 갈림길입니다. 주님을 망각하고 현세의 물질과 권력과 명예를 좇기 시작하는 그 순간, 우리는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리사이의 위선은 그저 윤리적 교만 그 이상의 심각한 영혼의 암임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허망하게 거짓 자아의 축제에 자신을 던져버리는 어리석음에 빠져들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행동은 결국 자신을 하느님으로부터 소외시킬 뿐입니다. 이제 하느님을 의식하며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할 때입니다. 자선은 소유욕을 버리고 하느님께 선을 되돌리는 행위이고, 기도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나누는 사랑의 친교이며, 단식은 주님을 내 삶의 중심에 두기 위한 거룩한 비움임을 상기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 사랑의 눈길만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됩시다. 나아가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순수한 지향으로 말하고 행동하는데 집중해야겠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권고합니다. "주님의 비밀을 자기 마음속에 간직하는 종은 복됩니다.”(영적 권고 28) 오늘도 다른 이들의 칭찬과 인정에 매달리지 말고, 침묵 가운데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6,3) 복된 날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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