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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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견딜 수 없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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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06-03-24 ㅣ No.16633

3)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을 영접하라(마르 1, 40-45)(치유 이야기에서)

 

예수께서 사셨던 때와 같이 오늘날에도 사목자들에게 오는 나병환자들이 있다. 나병은 의학적이고 사회적인 측면만 아니라, 심리구조를 의미할 수도 있다. 나병환자들은 자기 자신을 견딜 수도 없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악순환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믿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스스로 고립시키기 때문에 공동체에서 탈퇴한다.

 

예수께서는 우선 나병환자를 만지셔서 그 자신이 받아들여졌음을 느낄 수 있게 하신 다음 그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내가 하고자 하니 - 깨끗하게 되시오!" 그러자 즉시 그에게서 나병이 물러가고, 그 사람은 깨끗하게 되었다. 예수님한테서 명백하게 긍정적인 빛이 발산되었기 때문에 나병환자에게서 발산되는 부정적인 것이 극복된 것이다.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으로 여기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는 깨끗해지고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치유 이야기를 사목직의 모습으로 관찰해보면, 사목직이란 우선 다른 사람의 기분 속으로 들어가서 느끼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그렇게 부인하고 소외시키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자신을 더럽다고 간주하는 오물이 얼마나 많이 그 사람의 영혼에 있어야 하는가? 얼마나 이상이 높길래 그 이상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여 그렇게 나쁘게 구획짓고 스스로를 패자로 규정하는가?

 

그렇다면 사목직이란 다른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용기를 가지도록 주선해 주는 것을 뜻한다.

 

내가 이 치유 이야기를 배경으로 해서 성찬식을 집전하면, 사람들은 미사중에 모든 것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느낌을 틀림 없이 받을 것이다. 즉 미사에 참여한 우리와 하느님이 그들을 받아 주고 있다.

 

그들은 그들 모습 그대로 있어도 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만져 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금 만나고 있다. 우리도 그들을 만지고, 포옹하며, 그들의 마음을 감싸고 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몸으로써 사랑의 손길을 내미시고 당신의 육화된 말씀을 주신다;"내가 하고자 하니 - 깨끗하게 되시오!"  영성체는 단지 식사일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 만남이다.

 

즉 나를 치유 하실 수 있는 분과의 만남이며, 내가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없어도 나를 몸소 받아 주시는 분과의 만남이다.

 

                              

                                    <사람을 살려라/ 안셀름 그륀> 편집

 

 

오래전에 피정을 받으면서 나눔중에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자매는 아름다웠고 남편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고, 자신도 명문 사립 여자대학교를 나왔는데 열등감에 시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는데, 더우기 제게는 아직 젊었을 때라 그런지 그 자매가 선망의 대상으로 보였는데 의외로 여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안셀름 신부님의 이 글을 읽으면서 "그 자매님의 이상이 높아서 였을까? 남편에 대한 상대적인 감정일까?" 라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모르긴 하지만 객관적인 기준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린다면 우리는 미사에 그러한 감정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가야 함을 일러주고 계십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영성체때, 마음을 다하여 예수님을 만나려 했는지?..."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한 친구로부터 자신이 피정을 받으며 영성체를 하고 자리로 돌아 오는데 섬광 같은 빛이 자신의 얼굴을 때리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하여 예수님을 만나려하면 이와 같이 만나 주시지 않을까요?

 

온 마음을 다하여 나의 구부러지고 움츠러든 마음과 정신을 치유시켜 주고 싶어 하시는 예수님을 맞이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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