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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제 성화의 날] 신자들은 사제의 어떤 모습에 감동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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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15-06-15 ㅣ No.84981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제 성화의 날] 키워드로 정리한 ‘아름다운 사제, 이런 사목’

 

신자들은 사제의 어떤 모습에 감동을 받을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는 최근 오늘의 사제들에게 요청되는 복음적 리더십을

발굴하기 위해 신자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사제, 이런 사목’이라는 주제로 양 냄새 나는 사제 이야기를 공모했다. 응모작 가운데 눈에 띄는 몇 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익명으로 소개한다. 신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 이야기들이 사제들에게 작은 귀감이 되면 좋겠다.  글=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그림=문채현

▧ 섬김

 

A 신부님은 언제나 웃으시며, 신자들을 만날 때마다 깍듯이 고개를 숙여 절을 하시고,

반드시 두 손으로 악수를 청하셔 때로는 미안할 정도다. 90세 이상 어르신 생일이 있는 달에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드리는데, 어르신이 몸이 불편해 미사에 나오지 못하면 저녁에 신부님 혼자 찾아가

꽃다발을 전하고 인사를 드리는 모습에서 친자식 같은 느낌을 받는다.

대화 도중 가끔 어리광을 부리시는 듯한 모습이 친구 같기도 하고, 때론 형 같기도, 때론 동생 같기도 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본당에서 이임한 후 다른 데서 만나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벌떡 일어나 90도로

절을 하시며 두 손을 꼭 잡고 오랜만이라며 앉지도 않고 계속 서 계셔서 친절이 몸에 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좌 신부님과 형제같이 지내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주임 신부님, 보좌 신부님이라 부르지 않는 것은 물론

주보에도 주임과 보좌 대신 바오로 신부, 베드로 신부라 표기하는 등 보좌 신부님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 배려

B 신부님은 몸이 아픈 이에게는 밤이고 낮이고 가리지 않고 찾아가 기도해 주신다. 중풍의 불편한 몸으로

자궁암 수술을 받고 누워 있는 자매가 있었다. 의식이 깨어나면서 뭔가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B 신부님이 오셔서 손을 꼭 잡고 계셨다. 얼마나 놀라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B 신부님은 이렇게

그늘에 가려져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 그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신다.

성탄 때는 본당 전 신자 세대에 성탄 카드를 보내신다. 그것도 1200세대 하나하나 손수 적어서 보내신다.

이 카드에 감화돼 성사를 보고 신앙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설에는 모든 신자에게 세뱃돈을 주신다는 말을 들었다. 전 신자에게 세뱃돈을? 조금은 의아했다.

그 많은 신자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러시나? 그것은 짧은 생각이었다.

세배는 미사 중에 합동으로 드렸다. 미사를 마치고 내려가니 신자들이 모두 줄을 서서 세뱃돈을 받고 있다.

1000원짜리를 새 돈으로 준비해서 유아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 세뱃돈을 주셨다.

생각지도 못할 놀라운 광경이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 하면서 처음으로 느끼는 색다른 감동이었다.

액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비록 1000원이지만 그 기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보화를 손에 쥐는 것과 같았다.

▧ 말보다 실천

C신부님은 본당에 부임한 후 청결을 강조하며 손수 정리정돈을 많이 하셨다. 추석 다음 날 성당 문은

굳게 닫혀 있는데 대성당에 불이 켜져 있어 들어가 봤더니, 모두가 추석 명절을 지내는 동안 C 신부님

혼자 밀대를 밀며, 대청소하고 계셨다. 또 성당 관리인이 병원에 입원하게 돼 사목회에서 교대로

성당 경비를 서겠다고 자청했으나 C 신부님은 자신이 대신하겠다면서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며

저녁 10시경에 손수 문단속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문을 열어주기를 보름 동안 하셨다.

▧ 유머

미사 중에 휴대폰을 울리는 것을 반가워하는 신부님은 한 분도 없을 것이다. 신부님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D 신부님은 D 신부님답게 대응하신다. “저는 여러분이 아주 예뻐서 미사 중에 휴대폰이 울려도 예쁩니다. 무엇을 해도 예뻐 보입니다”고 하셨다.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야단을 쳐서 깨닫게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신자는 그게 상처가 되면 그 일로 냉담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D 신부님의 말씀은 얼마나 재치 넘치는 꾸지람인가.

▧ 경건한 성사

 


E 신부님이 부임한 후 주일 미사 참례자 수가 꾸준히 늘었다. 인근 본당 신자들도 많이 온다는 이야기다.

대영광송이나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살펴보는 신부님이 많은데, E 신부님은 신자들과

똑같이 기도하며, 너무나 정성스럽게 미사를 집전하기에 모두 미사에 빨려 들어간다고 한다. 인기영합식이 아니라 그날 성경 말씀에 충실하며 신심을 돋우고 영성을 함양시키는 강론을 하시기에 미사에 몰입되는 것이다.

성당에서 신자들과 같이 기도하고, 묵주기도 성월엔 성모상 앞에 모여 기도드리는 신자들 옆에서 항상

같이 기도하는 모범을 보이신다. 장례 미사가 끝나면 상주들과 함께 서서 마치 상주인 양 애도하며,

예를 최대로 갖춰 끝까지 배웅하시는 모습에서 고개가 절로 숙어졌다. 또 성당 현관 옆에 상담실을 만들어

그곳에서 근무하며, 누구나 드나들도록 배려하셨다.
▧ 가난

F 신부님은 20년도 더 된 낡은 소형차를 타고 다니며, 신자들이 고급 승용차를 타라고 하면 한사코 사양한다.

 

사제관 식복사는 일정 시간만 일하게 하고 직접 빨래하고 밥을 지어 드신다. 손님을 모시는 단골집이

오래된 작은 중국집일 만큼 소박하다.

사제관이 너무 넓고 호화스럽다면서 칸막이 공사를 해 일부는 손님과 신학생들이 사용하도록 하셨다.

신부님 침실은 책장과 겨우 누울 공간 정도다. 겨울에는 난방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를 정도로 춥게 생활하신다.

사목회 등 단체 회식을 할 때는 인근 호프집을 가장 선호하며 비싼 곳은 절대 사양하시기에 신자들도

저절로 검소한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봉성체와 병자성사 때 수고비를 절대 받지 않고, 명절 때 과일 등 선물이 들어오면 모아놨다가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직접 나눠주시는 모습에서 가난한 이웃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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