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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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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03-22 ㅣ No.54154

 

3월 22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요한 8장 12-20절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존재 자체로 구원>


    인간이란 존재,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때로 참으로 대단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정말 대단한 일, 정말 경이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강도 높은 격무에 하루 온종일 시달리던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해봅시다. 집에 돌아오니 갓 돌을 넘긴 아들이 아빠를 향해 방긋방긋 웃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순식간에 하루의 피로가 사라질 것입니다. 하루 내내 받았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비록 7-8Kg도 안 나가는 작은 아기지만 모습 자체로 아버지에게는 기쁨의 원천이요 삶의 희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고 큰 충격에 빠진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너무나 슬퍼 식음까지 전폐합니다. 삶의 큰 의미를 상실하다보니 우울증까지 겹쳤습니다. 거의 죽음을 향해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절친한 한 친구가 다가갑니다. 그저 말없이 함께 있어줍니다. 함께 울어주고 함께 고통의 순간을 견뎌냅니다. 상심한 사람에게 그 친구는 존재 자체로 빛이요 구원입니다.


    구원이란 무엇일까요, 생각해봅니다. 여러 가지 신학적, 철학적, 논리적 정의를 내릴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그 자체가 구원이 아닐까요?


    부족한 인간 존재로부터 받는 위로도 이렇게 큰데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받게 될 위로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생각해봅니다.


    어제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 기억나십니까?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들린 여인이었습니다. 여인을 둘러 싼 모든 사람들이 다들 돌 하나씩 들고 서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당신의 온 몸으로 막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사랑으로 그 여인을 사람들의 돌팔매질로부터 보호합니다.


    여인을 향한 예수님의 극진한 배려와 각별한 보호를 통해 여인은 구원받습니다. 새 삶을 얻었습니다. 짙은 어둠만이 그 여인의 삶을 싸고 있었는데, 너무나 은혜롭게도 예수님께서는 환한 빛으로 다가가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당신의 신원을 밝히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사순시기는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 당신 존재 자체로 구원으로 다가오시는 예수님께 깊은 감사의 정을 표하는 시기입니다. 그분께서 내게 빛이요 구원이 되셨으니, 우리도 그 누군가에게 빛이요 구원으로 다가서는 시기가 사순시기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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