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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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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5-27 ㅣ No.11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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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로이"

물설고 낯선 땅,

비행기를 세 번, 네 번

갈아타야 하는 지구 반대쪽,

선교지에서 죽을 고생을

다하고 있는 형제들을

생각할 때 마다,

참으로 고맙고,

다른 한편으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제 삶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휴가차 방문하는

선교사 형제들의

체험담을 들어보면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입니다.

 사시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국의 계절이

렇게 그립답니다.

거기서는 우선 변화가

하나도 없답니다.

매일 똑같은 기후와

주변 풍경들, 만날 때 마다

늘 뭔가를 갈구하는

똑같은 사람들,

지극히 원시적이고

단순한 똑같은 일과들,

매일 먹는 똑같은 음식들,

매일 느끼는 고국에 대한

지독한 향수...

 영국의 위대한 선교사

켄터베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 주교

(Augustine of Canterbury, ~605년)

의 삶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 출신인 그는 베네딕토회

수도자로 살고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고리오 1세 교황님으로부터

호출을 받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그에게 자신이

 못 다한 꿈, 영국 선교를

대신해서 이뤄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40여명의 동료 수도자들과

함께 당시 미지의 땅이었던

영국 켄트 지방에 도착합니다.

켄트의 수도인 캔터베리에

자리 잡은 그는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교 초기 그는 힘차고

감동적인 설교로 수많은

사람들을 개종시켰습니다.

그의 설교와 삶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당시 국왕

에텔베르트와 신하들,

수많은 백성들이 줄줄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왕이

하사한 땅 위에

주교좌성당을 짓고

도시 외곽에는 베네딕토회

수도원을 건립하였습니다.

 그러나 영국에서의

선교활동이 언제나

장밋빛만은 아니었습니다.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례를

포기하지 않은 앵글로색슨

그리스도인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원주민이었던

브리타니아족의

 관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무한한 인내심이 요구되는

영국 선교였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참고 또 참았습니다.

당시 그레고리오 1세

교황님께서 제시하셨던

선교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불굴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펼쳤던

 선교 사업의 원칙은 이방인

성전과 관습의 무자비한

파괴가 아니라 사랑과

인내를 바탕으로 한

적응과 정화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우구스티누스는

 영국 선교를 시작한지

7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살아생전 영국인들의

 대대적인 회개라든지,

 영국 땅에 그리스도교가

활짝 만개하는 장면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그가 뿌린 씨앗은 나중에,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백배,

천배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선교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도

 만만한 일도 아닙니다.

많은 기도와 절치부심의 노력,

엄청난 고뇌와 실망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영국 선교사

아우구스티누스 주교는

자신의 생애 전체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는 영국인들의 회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큰 상처도 입었습니다.

오랜 기도와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선교사업이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랭한 반응이요,

 지지부진한 결과였습니다.

 얼마나 실망이 컸던지 그는

신경쇠약 증세까지 겪게 됩니다.

 그러나 거듭된 실패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방법도 써봤다가, 안되면

또 다른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좌절감과 배신감에 불같이

화를 냈다가도 마음을

진정시키며 자신을 달랬습니다.

작은 변화와 성취에 감사하며

그렇게 멀고도 험난한 선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습니다.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로이 씨앗을 심고

또 심었습니다. 그 결과

후대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영국의 사도’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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