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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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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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7-09 ㅣ No.57169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4주간 금요일 -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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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동기신부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를 본 의사선생님은 그 신부에게 왜 젊은 사람이 몸을 이렇게까지 만들었느냐며 버럭 화를 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라면 몇 년밖에 살 수 없다고 협박을 하였습니다.

겁이 난 그 신부는 여러 다른 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결과는 거의 같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한 의사 선생님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몸이 안 좋은 것은 맞지만 열심히만 치료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신부는 낼 모래 죽는다는 의사 선생님보다 희망과 위로를 주는 의사 선생님께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도 무서운 사제보다는 자비롭고 온유한 사제가 되어야 신자들이 편하게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곧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신부가 여동생의 옷을 사주기 위해 백화점에 들어갔습니다. 한 옷가게에 갔더니 판매원이 그 신부의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은 상체보다 하체가 짧기 때문에 칠보바지는 피하시고 짧은 반바지나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는 바지를 입으셔야겠습니다."

그 친구는 허리에 철심을 박았기 때문에 상체가 더 깁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분이 나빠 다른 가게로 옮겼습니다.

그곳 판매원은 정반대였습니다. 지나치게 친절했고 모든 것에 있어서 칭찬만 해 주었습니다. 동생이 자신이 고른 옷을 입고 나오자 또 매우 잘 어울린다며 마치 동생을 위해 만든 옷 같다고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오빠가 볼 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그 판매원이 무조건 팔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오빠는 좀 전의 냉철하게 판단해 주었던 판매원이 있는 가게로 가서 옷을 사기로 결심했고 그 판매원의 조언에 따라 옷을 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좋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것은 하나의 성격의 두드러지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다 지니되 중도를 지킬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콘을 보면 어떤 이콘은 예수님의 양쪽 얼굴을 다르게 그려놓은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왼쪽은 자비롭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고 오른쪽은 무섭고 정의로운 모습을 지니게 그린 것입니다. 이는 작가들이 실제로 예수님의 한 얼굴에 자비와 정의를 일부러 그려 넣은 것입니다.

하느님에겐 반대로 보이는 두 성격, 즉 자비와 정의가 공존합니다. 용서와 심판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자비와 사랑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오리게네스와 같은 신학자들이 빠졌던 것과 같이, 마지막 날엔 지옥이 사라지고 마귀들까지도 하느님께서 구원해 주신다는 오류에 빠지게 되고, 정의만을 강조하게 되면 길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만을 소리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면서도 동시에 사람이십니다. 이 두 극단을 조화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예수님을 만든 것입니다. 성모님은 처녀이면서도 어머니셨습니다. 이렇게 함께 공존할 수 없는 성격이 공존하기에 성모님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서도 서로 상반되는 성격이 공존하는데 두 성격을 공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큰 사람인 것입니다.

 

제가 이명치료를 할 때 느낀 것인데, 한방에서는 양방에서 이명을 치료할 수 없는 이유를 양방에선 어디가 아프면 그 부분만을 보려고 해서 그렇다며 자신들은 내부와 외부의 전체적 기능에서 오는 이유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치료함으로써 이명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턱과 목과 척추까지 틀어져서 턱 밑의 긴장된 근육이 신경을 눌러 이명이 들리는 것 같다며 전신 척추의 사진을 찍어오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양방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달라고 했더니 귀가 안 좋은데 왜 척추를 찍느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식으로 한방의 의술을 좋지 않게 말했습니다.

한방에서는 양방의 기술에 도움을 청하였는데 양방은 한방을 이해할 수 없다고만 하는 모습을 보며, 둘이 합쳐지면 더 완전한 치료가 이루어질 것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한 쪽만 옳다고 믿는 것은 다른 쪽의 좋은 점을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성격이 더 좋고 저 성격이 더 나쁘고 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성격이 옳다고 느끼고 상반되는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할 때 잘못되는 것입니다. 결혼을 해도 부부가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가졌을 때 더 잘 맞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서로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뱀과 같은 면과 비둘기와 같은 면을 동시에 지닐 것을 명령하십니다. 뱀처럼 슬기로우면서도 비둘기처럼 온순하고, 또 비둘기처럼 온순하지만 말고 뱀처럼 슬기로우라고 하십니다. 뱀과 비둘기가 한 우리에 함께 있다면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겠지만, 실제로는 그 두 상반되는 성격을 한 우리 안에 넣는 능력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야 균형 잡힌 사람이 되어 하느님을 닮게 됩니다. 이 균형은 바로 나와 상반되는 성격을 인정하고 그것 안에서 장점을 찾아내어 나에게 적용시키려고 노력하는 데서 얻어집니다.

세 명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성격이 상반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의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성격은 원래 이래!’라고 단정 짓는 것보다 ‘나는 이런 성격도 저런 성격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라고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You raise me up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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