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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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밀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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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8-10 ㅣ No.57910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기념일 - 밀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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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렌시오는 부제였지만 지금과는 조금 달라서 당시엔 바로 교황에 오를 수 있는 교황 수위권이 있는 부제였습니다. 그는 교황 시스토 2세 밑에서 교회의 재정을 담당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로마 황제 발레리오는 지하무덤인 지금의 칼리스토 가타콤베에서 몰래 신도들과 미사를 지내고 있었던 교황 시스토 2세를 그 자리에서 살해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재정을 담당하고 있던 라우렌시오를 붙잡아 교회 재산을 반납하면 목숨을 살려주겠고 부자로 살게 해주겠다고 회유합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회 재산을 정리하고 가져오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며칠만 기다려달라고 청합니다. 황제의 허락을 받은 라우렌시오 부제는 자신이 관리하던 모든 교회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리고는 약속된 날 황제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데려가,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교회의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영혼들이기에 라우렌시오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속은 것에 대해 화가 난 황제는 라우렌시오를 자신이 보는 앞에서 석쇠에 구워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생선 구울 때 쓰는 것처럼 철망과 같은 석쇠 위에 올려놓고 밑에서 불을 때기 시작합니다. 산 채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매우 뜨거워야 하는데 라우렌시오는 오히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황제는 불을 더욱 뜨겁게 올리라고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라우렌시오는 크게 외칩니다.

“이제 뒤는 충분히 구워졌으니 뒤집어 주시오.”

 

박해 때의 성인들의 믿음은 매우 영웅적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자살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살은 자신을 위해 죽는 것이고 순교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죽는 것입니다. 자살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하지만, 순교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증가시켜 더 많은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자살 하는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자살 하는 사람들의 많은 경우는 자신의 명예나 자아가 실추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그것을 만회하거나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 즉,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이고, 반대로 순교하는 분들은 자신을 미워하기까지 버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언 듯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순교와 자살은 완전히 정반대되는 죽음입니다. 내 자신만을 위해 산다면 자살에 가까이 가는 것이고 내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산다면 순교의 삶에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물론 그 가치로 따질 때는 순교만이 좋은 열매를 맺는 죽음입니다.

 

일본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모두가 자기 생명을 먼저 생각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일본 사람도 아닌 한국 유학생이 선로로 뛰어들었습니다. 기차가 오는 것을 알고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는 끝까지 피하지 않고 사람을 구하려다가 자신의 생명까지 잃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일본에선 전철 선로위에 떨어진 사람을 구한 사람 수가 8명, 10명씩 늘어났습니다. 너도 나도 뛰어드는 것입니다. 이수현씨가 많은 사람들 안에 깨어나고 있지 못하고 묻혀있던 사랑의 씨앗을 깨어나게 한 것입니다. 많은 열매를 맺었으니 그의 죽음은 순교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미워했기에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그런 건 자살행위라고 하면서 자신의 자녀들에겐 그런 상황이 있으면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라면 옛 우리 순교자들처럼 자녀들까지 신앙을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말도록 교육해야 할 것입니다. 영웅적으로 죽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적으로 자녀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 내 안에 사는 이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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