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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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엄마가 교우에게 사기를 당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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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18.52.10.*]

2012-08-09 ㅣ No.9969

안녕하세요. 

저희 어머니는 작년 1월 유방암 진단을 받으셨고
저희 모녀는 신앙의 힘으로 견디며 11월에 완치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울면서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기도 드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완치 된지 얼마 되지 않아 2월에 어머니는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저의 신앙이 미성숙한 탓도 있겠지만, 솔직히 어머니를 치유해주셔서 감사를
드리자마자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게 된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이 들어
하느님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차라리 하느님을 몰랐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습니다.
대모님과 이모님의 도움으로 하느님의 큰 뜻이 있을 거라고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때마다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하기로 마음 먹고 견진성사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어머니가 교우에게 평생 고생해서 모은 큰 돈을 사기까지
당하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당사자가 사기사건에 대해 설명도 하지 못하고
갑자기 떠나셨고 증거도 희박하여 법률가들에게 상담해보아도 처벌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자가 자신을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고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당사자가 없어 사정을 잘 모르니 두 달 넘도록 계속해서 저에게 거짓말만 늘어놓으며
감히 성경구절과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저희 어머니에 대해
자식을 적으로 생각했었다는 등 악의적인 거짓말까지 늘어놓을 때면 제 속에서
살의에 가까운 분노가 치미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이유로 마음이 복잡하여 3주간
주말미사도 참례하지 못하였습니다... 

병원에서 저에게 하느님을 원망하지 말라던 엄마의 마지막 말씀이 있었기에,
저에게 하느님을 알게 해준 사람이 엄마이기에, 어쩌면 제가 자살할 생각을 못하도록
엄마가 마지막으로 신앙을 선물해주고 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겨우 버티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너무 불쌍하고 혹시 천국에서조차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통스럽고, 엄마를 배신한 사기꾼을 처벌조차 제대로 받게 하지
못하는 제가 어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 눈물이 납니다... 
때로는 어째서 이런 악질적인 인간에게 순진하게 당하고 떠나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지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아직까지도
거짓말만 하며 뻔뻔하게 하느님을 입에 올리는 그 사기꾼을 정말로 하느님이
저 대신 벌하실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제발 그 사기꾼이 이제라도 자기 죄를 깨닫고 더 이상의 죄를 짓지 않게 해달라고,
그래서 저희 어머니와 저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십사 하고 기도하면서 그 사기꾼이
이제라도 죄를 반성하도록 생미사라도 지내야 할까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나쁜 인간을 위해 제가 미사를 올린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것 같고
이내 억울해서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77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 엄마는 불쌍하게 채 60세도
채우지 못하고 떠났는데, 아픈 사람에게 사기를 쳐먹은 인간은 신자를 사칭하며
저대로 잘 살게 내버려 두는 것만이 최선인지...
제 마음 속은 하루에도 몇 백 번씩 혼란과 고통 속에서 변덕을 부립니다. 

어머니 없이 앞으로 제가 어떻게 견뎌내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고통스러워 
이렇게 용기내어 글을 올립니다. 제발 저에게 지혜로운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사연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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