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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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억지로라도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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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9-10 ㅣ No.58529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3 주간 토요일 - 억지로라도 실천하기


 

오늘 예수님은 나쁜 나무가 어떻게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느냐고 하시며 안에 들어있는 것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본질을 따른다는 말씀입니다. 그 사람의 본질이 좋은 나무면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면 나쁜 열매를 맺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있습니다. 원숭이는 원숭이의 행동을 하고 사람은 사람의 행동을 하며, 똥파리의 행동은 꿀벌의 행동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에 인간을 심판하실 때 사람들이 한 행동을 두고 심판하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그런 척 하며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완전한 심판은 그 사람이 양이냐 염소냐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이 겉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있느냐로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원숭이가 아무리 사람흉내를 내더라도 원숭이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선 겉으로 잘 보이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본질을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이미 이런 심판에 관해서는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원판 불변의 법칙’을 주장합니다. 이는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사람을 많이 접해보면 어렸을 때 형성된 성격이 거의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고 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사람이 그렇게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이 남편이나 혹은 가까운 사람이 빨리 회개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합니다. 저도 기도하면서도 ‘때가 되면 회개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사람이 그렇게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아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결혼하면서부터 아버지의 술 담배를 끊게 하시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연세에도 변한 건 없습니다. 아버지도 담배는 여러 차례 끊으려고 노력하셨지만 실패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협심증이 생기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 담배를 줄이셔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이 줄이셨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예 변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매우 교만한 아이였습니다. 사실 이런 말 하면 우습지만 못하는 것이 없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공부, 운동, 노래 등 모든 것을 잘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을 자랑했고 친구들은 저를 ‘전 교만’이라 불렀습니다.

사제가 되어서 첫 보좌를 했던 성당에 다시 찾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신자 분들이 저를 보시고 옛 기억을 하시며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았던 말이 어르신들이 참 겸손했던 신부님으로 기억하고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말도 안 되는 소린 줄 알면서도 제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해 주시는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어렸을 때의 저와 비교하며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문제는 ‘어떻게 자신의 본질을 변화시켜 나가느냐?’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성당 가는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러나 주일미사를 하지 않고 오면 어머니께서 밥을 안 주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녀와야 했는데 매주 미사는 안 하고 주신 헌금으로 오락실에서 오락만 하다가 왔습니다. 그러나 모든 어머니가 그렇듯이 저희 어머니도 성당에 안 다녀온 것을 대번에 알아차리셨고 저를 나무라셨습니다. 다음부터는 주보를 가져오라고 하셔서 일찍 성당에 가 주보를 챙긴 다음에 다시 오락실로 가서 오락을 하고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들켜서 또 크게 혼났습니다.

결국 저는 처음엔 억지로 시작해서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제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억지로라도 성당에 다니도록 해 주신 어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만약 그 때 그렇게 억지로라도 성당에 가지 않았다면 그 때 배웠어야 했을 교리를 비롯하여 복사를 하면서 얻었던 많은 것들을 체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떤 젊은 부모들은 자신들이 성당을 다니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종교선택의 자유를 준다고 성당 나오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유를 준다고 자녀들이 예의 없이 행동하는 것까지 그대로 내버려두겠습니까?

저는 왜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예의를 지켜야하는지 모를 때부터 부모가 하라니 그렇게 하였습니다. 지금은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이해를 못하더라도 우선은 그것대로 실행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실천을 통하여 조금씩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아나갈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자유를 준다고 하면서 종교교육을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을 놓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준다고 하면서 방치하는 것은 마치 아이에게 자동차 운전대를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운전을 배우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운전대를 잡아 주고 가르쳐 주어야 합당한 것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선 말씀을 믿고 ‘실천’하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그것이 더 지나면 ‘덕’이 되고 자신의 ‘본질’을 변화시킵니다.

결국 자신의 본질을 변화시키려면 주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을 실천해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실천해 보아야 하고 실천해 보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되고 그만큼 자신도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선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무엇을 실천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실천하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말라면 판단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라면 미워하지 말며, 걱정하지 말라면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십일조를 내라면 십일조를 내는 식으로 먼저 성경에 나와 있는 말씀을 있는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성경을 수십 번 읽어 지식만 풍부한 사람보다 더 단단한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입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해간다면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사람 흉내를 내는 원숭이에서 참 사람이 되어 갈 수 있습니다.

 

짧은 묵상 - 생명나무 닮아가기

군대에 들어가면 군대에서만 쓰는 용어가 있습니다. 군대 용어란 것이 별것은 아니고, 그냥 모든 문장에 욕을 집어넣는 것입니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의 군 생활 때에는 정말 밖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기발한 욕들이 난무했습니다. 물론 왕따 당하지 않고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그 용어에 익숙해져야합니다.

7개월을 지내고 첫 휴가를 나와서 성당 미사에 나왔습니다. 혹시 군대에서 쓰는 용어들이 갑자기 튀어나올까봐 말할 때 매우 조심을 하였습니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나서 헤어질 때쯤에 한 친구가, “너 말할 때 욕 많이 튀어나온다.”하는 것입니다. 저는 말하면서 한 번도 욕을 집어넣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 버릇이 되어 나도 모르게 나오는 욕들이 있었나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라고 하십니다. 사람은 나무와 같아서 나무가 좋으면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쁘면 나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나쁜 사람은 아무리 좋은 사람인척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숨기는 것은 한계가 있고 언젠가는 자신의 본성들을 들어내는 말과 행동들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 입대하여 훈련을 받을 때 각자 밖에서 대단하게 잘나갔다고 자랑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소포로 온 초코파이 한 상자를 서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바람에 다 터지고 가루가 되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적으로는 힘들고 어려울 때 본성이 잘 드러납니다.

사람은 술을 먹여봐야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게 해서 비몽사몽이 되었을 때 그 사람의 감추어진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신학자는 죽기 직전에 하느님을 선택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구원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나쁜 나무로 살아온 사람이 하루아침에 좋은 나무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평상시 자신의 본질이 사람 흉내를 내는 원숭이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삶을 살다보니, 사람을 만나 몇 마디만 들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렵지 않게 판단이 갑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자신을 포장하려해도 안에서 넘쳐서 나오는 그 사람만의 독특한 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저속한 농담을 자주 하는 사람을 정결한 사람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혹은 돈에 관한 이야기만 주로 하는 사람을 욕심 없는 사람으로 보기는 힘든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말과 행동을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생명나무셨습니다.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를 먹으면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몸을 먹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과 행동은 모두다 생명을 줍니다. 그것들은 생명나무의 열매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이는 먼저 자신의 본질이 사랑으로 변하면 아무리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좋은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 주 예수 따르기로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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