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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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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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0-10-14 ㅣ No.59209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Woe to you, scholars of the law!
You have taken away the key of knowledge.
You yourselves did not enter
and you stopped those trying to enter.
(Lk.11.52)
 
 
 
제1독서 에페소 1,1-10
복음 루카 11,47-54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지요? 여러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지난 5일부터 있었던 휴가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동창신부들과 발칸반도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여행을 했습니다. 오랜 친구들이기에 즐거웠고, 더군다나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기에 신기함과 놀라움을 함께 간직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더 행복했던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별히 비엔나, 프라하 한인공동체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너무나도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다시금 감사드리며, 더욱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을 이 공간에서 여러분들에게 약속해 봅니다. 그럼 오랜만에 새벽을 열며 묵상 글 시작합니다.

이번 여행 중에서 아주 인상 깊은 곳 한군데가 생각납니다.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라는 곳으로 황제의 도시라고 불립니다. 왜냐하면 로마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우스가 이곳을 자신의 은퇴 후 거처로 삼았거든요.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단 하루도 살지 못했습니다. 완공하자마자 운명을 달리 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왕궁은 결국 그가 묻히는 무덤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왕의 무덤인 왕궁이 지금은 도미니우스 대성당으로 불립니다. 도미니우스 성인은 바로 디오클레티우스 황제에 의해서 순교를 했던 분이었지요. 영원히 자신의 무덤을 보존하고 싶어서 궁전에 묻혔던 황제였지만 지금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자신의 무덤인 이곳에 오히려 자신이 죽였던 도미니우스 성인의 유해가 이곳에 모셔져 있습니다.

우리들은 앞으로의 일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바라는 것은 영원한 행복이지요. 또한 사람들에게 비난받기 보다는 인정받고 싶어 하고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아마 디오클레티우스 황제 역시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겠지요. 그래서 이렇게 멋진 왕궁을 짓고 이곳에 자신을 묻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당시 가장 비참한 죽음을 통해 순교하셨던 도미니우스 성인에게 봉헌된 대성당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불행선언을 하십니다. 바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지 않았던 사람들, 특히 위선으로 가득 차 있으며 자기를 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서 던지십니다. 그런데 이 불행선언이 어쩌면 우리 각자도 똑같이 들을 수 있는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주님의 뜻보다는 내 뜻을 더욱 더 드러내고 있다면, 그리고 주님의 사랑보다는 위선과 이기심으로 살아간다면 이 천 년 전의 예수님 불행 선언이 바로 지금 내게 내려지는 말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내 모습에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가 결정된다면 과연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지금을 더욱 더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고통을 피하는 사람에게서는 관객을 감동시킬 만한 찐한 페이소스가 나올 수 없다(이준익).




타고르의 일기(유현민, ‘톡 쏘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보름달이 환히 뜬 밤이었다. 타고르는 나룻배 안에 앉아 촛불을 켜 놓고 크로체가 쓴 미학 논문을 읽고 있었다.

크로체는 평생을 일관되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면 진리가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고 주장한 철학자였다. 타고르 자신도 크로체처럼 미의 숭배자였다. 그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미학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밤이 깊자 타고르는 책을 덮고 촛불을 껐다. 그만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타고르의 눈앞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작은 촛불이 꺼지는 순간 나룻배의 창문으로부터 달빛이 춤추며 흘러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밖으로 나가 뱃전에 섰다. 고요한 밤 떠오른 달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강물은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타고르는 그날 밤 일기에 이렇게 썼다.

“아름다움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있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켜 놓은 작은 촛불이 그 아름다움을 가로막고 있었다. 촛불의 연약한 빛 때문에 달빛이 내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Lex Yeux F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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