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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존경하는 신부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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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22.108.205.*]

2007-07-19 ㅣ No.5632

주 예수님을 찬미합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바쁘신 중에도 신자들을 위해 얘쓰셔서 감사합니다.
 
이 신앙상담 코너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답답함합니다.
사제로서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고 그래서 사제들을 위해서 기도하지요.
그러나,
신자로서의 삶 또한 무게가 없지 않고 힘들고 어쩌면 사제들의 삶보다 조밀하고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신자들은 우선 생계와 부부라는 각기 다른 인격체 둘이  
어쩌면 영향력이 더 클 수도 있는 그 가족에 친척들 까지 어울려 살아 가기 때문이고요.
이야기를 통해 듣고 아시는 것 보다 신자들의 삶은 훨씬 더 고단 할 수 있읍니다.
 
현대의 이혼률은 20-30% 까지 오릅니다.
살아 보려고 애쓰기 보단 급하게 헤어진다지만 그 것도 나이먹은 사람들의 시각이고
실제 아이들의 생각은 천양지차입니다.
노인의 삶은 늘어난 수명으로 이를 경제적으로 감당해야하는 젊은 인구들의
부담또한 작지 않습니다.
자식들에게 부모의 생각을 주입하려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하느님이 자녀를 부모에게 준 이유가 '세상엔 너희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있다'를 가르치기 위해서
라는 농담아닌 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주일날 미사에 가라고 싸움을 해도 다 큰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먹고 사는 일은 매일이 점점 전투 같습니다.
50대면 부장을 했는데 지금은 직업세계에 퇴물입니다.
세상은 정신없이 바뀌니 카이사르의 법도 변하고 사람도 변합니다.
 
아이들은 주일날 미사 한 두번 빠지는 것은 죄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것 까지 죄면 이 복잡 다난한 경쟁사회에 뭐라도 죄안되는게 없다네요.
자기들의 삶도 피곤하고 힘이 든답니다.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고
성당에 가서 뭔가 느낄 것을 받아 오지도 못한답니다.
기승전결 없이 정리하기 어려운 무의미한 강론에 화를 내기도 하고 합니다.
매번 성사를 볼 수 없으니 성체 모시기도 어렵고요.
젊은 부부들 , 청년들 모두가 변화한 세상에 자기들 나름의 사고를 분명하게 하고 있읍니다.
나이가 들면 마음상한 부모 마음도 돌아 보겠지요.
 
그러나,
이 상담 코너에서 안된다.걸린다는 교회법에 대한 말씀을 보면
이러다 젊은 사람들 모두 성당 떠나겠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주일 미사 참례율 30%. 청년들은 정말 보기 어렵고 청년레지오는 잘해야 10명 내외
그 청년들이라 해야 맨날 얼굴 보이는 그 청년이 그 청년입니다,
 
젊은 부부들이 성당에 오는 경우도 쉬 보기 어렵고
급증해버린 이혼율이 문제라지만 사실 그들에겐 제3자가 판단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이혼으로 상처 받고 성당을 안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재혼을 하여 신앙생활하려면 이러 저러한 제약이 따라 옵니다.
재혼이 쉽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교회가 바라는대로 세상사가 이루어져 가지도 않습니다.
 
스위스에 잠시 살 때 주일날 미사를 가면 그 큰교회가 텅텅 비어 신부님 빼고 한 20-30명 앉아 있읍니다.
교회가 비워지고나면 법이나 규정들이 할 일이 없읍니다.
우리들 살아 온 날이 더 많은 이들은 그저 죄않짓고 세상 뜨면 되겠지만
젊은 아이들은 교회의 잣대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달라져 있는데
걱정입니다.
 
수 천명씩에 만명 본당은 껍데기일 뿐이고 미사 참례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신부님도 잘 알고 계십니다.
아이들이 성당에 나와야 하는데
교회는 변화하지 않고 있읍니다.
솔직하게 추기경님도 훨씬 젊고 개혁적인 분이 되시기를 기도했읍니다.
물론 추기경께서도 제약을 받으시겠지만요.
이런 법, 저런 제약으로 어찌되었건 신앙생활을 하려는 이들이 다시 상처 받게 되는 것을 보면
마음도 아프고요.
 
일곱개의 성사 가운데서 진정 핵심이 아닌 부분은 세상이 변화하는 만큼 가볍게 해줘야 합니다.
병자성사나 혼인성사는 세례나 성체성사등에 비해 신앙의 핵심 또는 본질적인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부분은 변하는 신자들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아이들이 성당에 가고 신앙생활도 합니다.
다 큰 아이들은 부모도 어쩌질 못하는데 교회법이나 신부님들이 어쩌시겠읍니까?
 
세금 고지서는 발부되면 납부해야 하고 문제가 생겨도 내 발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성당은 그런 곳이 아니니.......
조금만 불편해도 못견디는 아이들이 그런 것을 감수하겠읍니까?
 
구라파의 텅 빈 성당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상담 코너에서 저는 정말 갑갑함을 느낍니다.
교회법전을 오늘날 예수님께서 보시면 뭐라 하실까요?
"나는 산상설교로 끝낸 것을 신학자들은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지 않으실는지요.
 
저는 평범하고 문제없이 순탄하게 신앙생활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내 자식을 비롯해서 젊은 아이들이 참 걱정입니다.
분명한 것이
아이들이 교회법 때문에 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교회가 세상에 대해 본질 가치가 아닌 것은 품어 가야하는데
기금까지 교회와 너무 많은 신부님들께서  신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관료적이고 통제적이어서(죄송합니다)
그 거리가 더 벌어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같은 늙은이는 그저 죄많이 않짓고 죽으면 되겠지만 말입니다.
 
교회가 너무 엄하여 아이들이 떠나고 텅 빌까 걱정됩니다.
 
신부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P.S. 신부님 저는 사위인데 자판에 익숙하시질 못해 제가 받아 적었읍니다.
어르신께선 성당에 폐끼치면 안된다고 노인학교도 나가지 않으십니다.
매주 전화해서 미사 여부도 확인하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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