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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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기비빕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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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mamelta] 쪽지 캡슐

2002-02-18 ㅣ No.5688

 

 

 

 

양재기였던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구릿빛나는 넓찍하고 움푹패인 큰 그릇...

 

 

 

그 그릇에 식은 보리밥과 김치만 넣고 퍽퍽 비벼,

 

온 식구가 빙 둘러 앉아 서로의 숫가락을

 

맞부딪히며 떠먹었던 기억....

 

그러다 서로의 숫가락이 뒤바뀌어도 게으치않고

 

맛있게 먹었었는데요...

 

   

 

이런 추억을 안고 있는 제가 아이들과의 밀착관계를

 

기대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다른것 같습니다.

 

 

 

위생을 중요시하는 요즘시대에 저 또한 아이들이 먹다남은

 

음식을 먹는다든가, 가족들이 사용하였던 수건을 다시 사용하지

 

않거든요....

 

이러니 아이들도 그럴 수 밖에요...

 

   

 

어제는 제가 마시던 컵으로 작은녀석에게 물을 담아 주었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엄마는 어느쪽으로 먹었느냐고 묻는

 

것이아니겠습니까?

 

 

 

서운하기도 하고 정이 매말라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자랄땐 모자란 것도 많았겠지만 엄마와, 그리고 형제들과

 

양재기 하나를 두고 서로의 입에 들어갔던 숫가락으로 그렇게

 

먹으면서 우리는 한 몸, 한 마음이라고 느끼며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슬퍼보이면 제 마음도 아파지고

 

엄마가 미소를 지으면 저도 행복했었지요.

 

   

 

어제의 아들녀석의 태도....

 

저부터 다시 고쳐야 겠네요.

 

아이들과, 그리고 가족들과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겠어요.

 

   

 

오늘 저녁엔 양재기 그릇은 아니지만

 

그것과 비슷한 큰 그릇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고슬고슬한 밥에 김치넣고 참기름 넣고 벅벅 비벼서

 

아이들과 숫가락전쟁을 한번 벌여 보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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