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본향을 향하여 ♬ ~ 46처 (대전교구) 당진 솔뫼성지

스크랩 인쇄

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3-05-09 ㅣ No.102556

 

와이리 잠이 안오노~! ........ 1차 순례길  2021.09.12

스크랩 인쇄

프로파일     

 

"와이리 잠이 안오노? 환장하겠네...."

토요일 새벽 5시부터 길떠날 준비를 시작하여 저녁 11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대화동 하나로 식자재에 들러 추석전 오늘? 주일낮에

마무리해야 할 음식재료들을 사고 도착해서 이것 저것 치우고 씻고 나니

12시가 넘어 있었다.


"내일 첫미사 가려면 어서 자야겠네... 후닥 후닥~"

그런데..... 아차차! 오늘 숙제 성경쓰기를 못했다.

할배는 그냥 오늘은 빼먹으라고하며 할매를 생각하느라 말하지만...

"주님. 주님. 매일 부르지만 말고 내가 가르쳐준대로 실천해라시는

말씀 때문에...불을 밝히고 책상앞에 앉는다. 끄응~~!!


고린토 전서 1장1절~ 서부터 써내려가다 마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자려해도 몸은 늘어지는데 생각은 말똥 말똥....

"은총이 가득하신~을 아무리 찾아도 성모님도 대답없으시고

기냥 일어나 낮에 다녀온 순례성지라도 정리해보지...라 신다.


그리고 지금은 3시26분 일요일 새벽이다.

 

괜시리 ... "엄마, 아빠. 성지순례 멀리 가는데 운전이 위험하니

1박2일 코스로 잡고 천천히 조심조심 다니셔야 한다는 딸래미의

말이 생각나더니.... 슬그머니 그럴수도 있겠네... 하는 걱정이 든다.


스멀스멀 밀려오는 불안과 작은두려움들이 확 다가든다.

할배가 이 나이에 10시간 가까이 운전을 한다는게 무리다 싶은....

갑자기 딴 차라도 와서 부딪치면 우짜노?... 노인네들의 급발진도 있다던데..등등

별의별 걱정의 별똥별들이 생각속을 날아다닌다.


그때..

"주님! 이시면 저더러 이 물위로 걸어오라"고 말씀하십시오" 라던

베드로의 말과함께 "오너라"에 응답하며 의기양양 걸어가던 베드로가

밀려오는 파도에 기냥 허부적거리며 빠져들던 복음속 말씀이 나를 때린다.


"리노할매 니 맨날 '아부지! 감사합니더. 절대로 걱정것은거는 안할껍니더'

해샀더니 아직도 니 날 못믿고 쓸데없는 생각들만 믿을라 카네~"

 

"아~ 아입니더. 아부지! 갈낍니더.. 걱정안하고 갈랍니더"


토요일 아침 준비를 끝내고~

"할배요~ 자! 가자 요~"


오늘은 대전교구의 첫관문 당진에 위치한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

대전리 무명순교성지~황무실 성지~원머리성지~ 신평성지 를 찾아나선다.


인천을 지나~ 의왕~안양~수원~평택~당진 솔뫼에 3시간여를 달려

12시 조금안되어 도착했다.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안드레아의 생가터인 솔뫼엔 제법많은

순례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노인을 모신 가족들과 젊은 청년들의 무리들이

순례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도도 하고 셔터를 눌러대기도 한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이란 뜻의 솔뫼는 1821년 김대건신부님이 태어나

6살까지 증조할아버지 김진후 비오의 신앙을 먹고 자라던 평화로운 땅이었다.


그후 조선땅의 대 박해와 더불어 ...

증조부께서 1814년 해미에서 순교의 관을 쓰시고, 김종한 안드레아 작은할아버지

또한 1816년 대구감영에서,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는 1839년 서울 서소문밖 에서 순교의

관을 쓰시고 돌아가셨던 ... 4대에 걸쳐 내려온 순교자의 거룩한 땅으로 남아있다.


이후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은 한덕골(용인)을 거쳐 골배마실에 정착하여

그때까지 살아계셨던 아버지의 신앙을 보고 배우며 7살 꼬맹이는 주님의

겨자씨 나무로 자라나고 있었나 보다.

 

골배마실 옆을 흐르던 실개천을 첨벙거려대며 뛰놀던 꼬맹이와...!!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놈의 천사들과 함께 뛰놀던 그림을 그려보며

혼자 행복해 했던 몇달전 골배마실 성지를 순례하며 느꼈던 감정이 살아나며

이 세천사들의 앞날도 우리주님께서 필요한 나무로 키우시리라 소망해 본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으로 한켠에 매듭을 푸는 성모경당이

세워져있어 엄청 반가웠다.

몇년전부터 매듭을 푸는 성모님께 모두를 봉헌하는 할매는 친숙한 성모님앞에

앉아 촛불 여러개를 밝혀드리며 또 주저리 주저리 청하고 청하여 본다.


주차장에서 만난, 낯선 자매님과 인사를 나누다보니 금새 가까워져 여기저기

함께 다니며 안내를 받게되었다.

사진도 같이 찍고, 십자가의 길 기도도 함께 걸어가다 보니

오랜지기같은 언니동생의 모습으로 솔뫼 성지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당진의 시골마을 (기지시리)에 있는 기지시성당에서 아직도 교리교사로

봉사를 하신다며 괜히 쑥스러하시던 건강한 모습의 칠순이 넘은 카타리나 형님이다.



전국일주 111개 성지를 다 순례끝내고 주교님 축복장까지 받으셨다는 그 형님은

참으로 대단하신 믿음의 분이신것 같으다.

차도없이 버스를 타고... 몇몇의 이웃들과 어울려 동승해 가기도 하면서..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니셨다는 믿음의 선배앞에 존경의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생가앞 마당에 앉아 계시던 교황님의 손을 잡아보며 리노할매한테도

축복의 인사해달라고 어리광?맞나? 비스무리 부려보기도 하며

처음만난 카타리나 형님과 솔뫼성지 온땅을 걸어다니며

얼마전에 새로 지은 커다랗고 웅장한 기억과 희망의  성전도 ,

아름다운 연꽃들이 피어 오른 잔잔하고 맑은 물의 호수?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기념관도...


순교복자 수녀회? 레지나 수녀님이 관리하시던 성물방에도 들러

아녜스 묵주라며 선물까지 사주시며 성지순례길의 벗으로 인연을 맺게되었다.



아참! 그리고 한국천주교회 성지순례 책자도 한권 샀다.

39곳을 순례하는 동안 스탬프를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것을 찍느라 스탬프통을 찾아 돌아다니던 이들을 보며,


"할배요. 저거 뭐하는 거요? 와~ 저런걸 꼭 찍을라꼬 그라는지 모르겠네"

할배와 할매는 참 이상타며 이해를 못했는데..

 

얼마전 오늘도 열심한 검색가인 할배가 컴퓨터한테 물어봤나봐~

"145군데 성지를 다 순례끝내고 책자에 스탬프를 찍어오면

주교님의 축복장을 수여한다는~"


"할배요. 그거 받으몬 뭐하는데요? 아! 그래서 강화도 일만위 성지에

그래 써 있구만~'6대 꼴불견 신자'중 하나가 성지에 와서 스템프만 꽉 찍고

부르릉 돌아가는 신자^^라고.... 인자사 이해가 되네요"


몰랐을땐 몰라도 마침 들렀던 솔뫼성지 성물방에 비치된 순례책자를 보곤

할매도 달랑 한권을 사 들곤... 바로 옆에 놓여있던 스탬프도장을 날짜까지

적어가며 찍어 보았다.


"오! 이맛인가 보네~ 인자라도 열심히 한번 찍어봐야 겠네"라며

나오는데 할배가 두권사야지 란다.

"씰데없는 소리 하지마소! 실하고 바늘이 늘 같이 다니는데 두권이

와 ~ 필요한고? 이담에 하늘나라도 같이 가믄 될낀데"


넓고넓은 솔뫼터에 깊고깊은 믿음의 산 오르다보니 어느새

2시가 훨씬넘어 있었다.


끝까지 같이 있던 카타리나 형님을 차로 합덕 버스정유소까지 바래다주고

악수하며(우리는 모두 백신 2차 완료자니까^^) 아이스박스에 모셔져있던

김밥 한개를 가시면서 먹으라고 쥐어주고 돌아서오는 기분은 최고였다.





 

 2023.05.06.....두 번째 순례길

 

지난주부터 설레던 오랜만의 순례길을 사흘연휴의 시작인 금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달려가리라.

목요일 새벽.. 전날밤부터 밤새도록 불을 켜놓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장을 씻어

내리던 우리 두사람은 이제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5년만에 또 돌아온 장 내시경검사를 목요일 9시에 치르기위해 불안 초조 두려움의

마음을 안고 지난 며칠을 초근목피?로^^ .....

버텨왔더니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병원나들이

행사를 무사히 치뤄내고 돌아와 내일 새벽 길떠날 준비를 서두르다....????...


"가만~ 토요일 성모신심 미사는 우짜노?... 그걸 깜빡했네... 우짜지... 우짜지..?"

이틀을 비까지 내려댄다 하니 낭패로다 .

미사를 마치고 바로 출발해가서 하룻밤 여인숙에서 자고

내일 주일까지 부지런히 다니면 되겠다 싶어 금요일 하루는 하릴없이 집안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토요일 새벽 일어나 부지런히 김밥 8개를 말고, 과일도시락이며 뜨거운 차며

주섬주섬 챙겨 아이스박스에 넣고, 필수품인 우비두벌을 챙겨 넣는다.


비는 멈출줄 모르고 갈수록 더 퍼부어 대는데.... 미끄러운 도로가 걱정은 되면서도

제일 쉬운게 운전이라는 할배의 말을 오늘은 의심없이 믿어야지.. 아니 믿고말고...^^

토요일 아침 성모님이 기다리시는 성전을 향해 달려간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을 뚫고 믿음의 많은 사람들이 촛불 밝혀들고 묵주의 장미꽃을

받쳐드리는 5월 첫주의 토요일 아침은 싱그럽고 거룩한 행렬의 제사이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또한 복되시나이다~


미사가 끝난 11시 30분....

여전히 쏟아지는 비속을 뚫고 당진 솔뫼성지를 향해 달려가는 120 킬로의 미끄러운 길.

하느님 다음으로 믿어의심치 않는 리노할배는 내 삶의 든든한 기둥임에 틀림없으렸다.^^

나를 보호해 주는...^^ 강건한 양철울타리...!!


하늘은 온통 찌뿌린 회색빛 인상으로 빨주노초파남보의 사람들 마음속들을 헤집어 놓을지라도

우리는 그래도 달려가리라...... 오랜만에 순례길 떠나는 우리 검정파발마도 함께 화이팅!


2시10분에 도착한 당진땅 솔뫼성지의 주차장에 그래도 승용차 한두대가 보이는게

또한 썰렁함을 덜어주는것 같아 위안이 된다..

2시간여를 달려오며 셈 여림으로 내려대던 빗줄기를 헤아려대며 어이없는 기적의

표징이라도 상상했던 심뽀가 죄송스러웠지만서도...^^

바싹 긴장해서 달려왔던 할배의 수고로움에 우리 성령님 또 한힘 거들어 주셨으리라 감사한다.


교황님 손잡고 있는 아이들과 우리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표정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스마일이라 함께 손잡고 나도 따라 스~마~일! 해본다.

교황님 안녕?.....하며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의 때묻지않은 인사의 말을

건네드리며 천국의 대열에 살짜쿵 한발 걸쳐올려보누나~^^




오늘은 화알짝 열려있는 기억과 희망의 대성전 감실앞에 앉아 넘치는 풍요로움으로

감사의 양팔 기도 한단을 올려드리며.....두 아들 놈들의 안녕을 빌어본다.

"예수님.... 오늘은 특별히 우리반석이와 아직도 잠속에 빠져있는 동화(수산나아들)를

보살펴 주십사고 마음을 다해 비나이다. 하늘을 우러른다.




기도를 끝내고 일어나 불을 하나 밝히는 성전 옆으로 거대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또 어느공간인지?.... 가히 분위기가 압도적인게... 피카소의 세계라도

옮겨놓은듯.... 아리까리..하다.








비는 더욱 세찬 기세로 몰아부치는데 저 빗속을 뚫고 또 걸어내야할 십자가의 길

또한 망설일 이유가 없도다.

우비를 입고, 우산으로 무장을 했으니 게다가 장화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우리주님 얼굴위로 ,성모님 얼굴위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리고 있음은 아마도 저 쏟아져내리는 빗줄기의 요술이리라.

그렇기나 말거나 지금 내 마음을 적시는 우리주님의 눈물은 라자로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웃과 누이들에대한 측은지심의 마음처럼 나를 움직이게 하심이리라.






함께 걸어가는 이 길에 베로니카의 눈물과 예루살렘 부인들의 하염없는 눈물과

마주한 내마음에도 실오라기같은 한줌 아픔이 전해져온다.







길건너 또 이어지는 퍼즐형으로 이어맞춘 색색의 타일모양 십자가길도 걸어가야지

라는 리노할배의 말에 다음에 또 오면 그때 할테다라며 그자리를 비켜난다.




 

눈에 익은 성모경당의 성모님앞에 엎드려 열개의 초 태워 올리며 기도의 장미꽃송이

송글송글.. 양팔 묵주알꾸러미에 곁들여 피워드린다.





생가터도 다시 들러나오는데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띄엄 띄엄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하는데 으시시 추위가 닥쳐온다. 감기라도 들것같은

초겨울 날의 기온이 참으로 요상스럽기 까지 하다.

에~에~취~!




 


 + 주님! 오늘도 본향을 향하여 가는 길, 감사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 멘 -

 

 




407 6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