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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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07-19 ㅣ No.2586

<하느님, 당신은 누구시며, 이 비천한 저는 누구입니까?>

 

이 질문은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가슴앓이를 해야할 문제이다.

 

신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교수신부님 중의 한분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열가지로 답을 해보라고 한적이 있다.

학교생활을 해오면서 이런류의 질문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신학생들은 당혹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나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단 말인가!

 

1. 나는 오상선이요

2. 세례명이 바오로요

3. 프란치스코회 회원이요

4. 신학생이요

5. 몰락한 지주의 아들이요

6. 6남2녀의 6째요

7. 경북 의성 출신이요

8. 그렇지만 공부는 대구에서 했구요

9. 남자구요

10....

 

대부분의 학생들이 위와 비슷한 답을 내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늘 독서에서

아브라함도 바로 이러한 질문으로 자신의 성소의 여정을

확인하게 된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곧 나다’라고 하는 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도

회개 초기에 이 질문을 화두로 삼아 밤새 기도하곤 했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시며, 이 비천한 저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프란치스코는 생애 만년에 가서야

<당신은 최고선이요 지상선이요 선 자체이신 분>이라고 고백한다.

 

우리의 신앙여정은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영적인 하느님을 반쪽만 영적인 인간이 온전히 깨닫기는

그만큼 어려울 것이다.

하느님의 자기 계시와

우리 쪽에서의 영적인 사람으로 변화되어가는 노력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다 명쾌하게 깨닫게 된다.

 

결국 하느님은

우리처럼 이름이 무엇이며

남자인지 여자인지

몇남몇녀 중의 몇째인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외형적인 잣대로서는 파악되지 않는 분이시다.

 

그분은 존재 자체이신 분이시다.

그래서 내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절대자로서 각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의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존재 자체이신 분

사랑 자체이신 분

선 자체이신 분

진리 자체이신 분

아름다운 자체이신 분...

그분은 존재론적인 절대자이시다.

 

나는 그분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존재일 뿐이며

그분의 사랑을 나누어받은 쬐끄만 사랑의 메신저일 뿐이며

선 자체이신 분의 본성을 나누어받았기에 선한 구석이 쬐끔

있는 악인일 뿐이며

진리 자체이신 분의 본성을 나누어받았기에 참인 구석이 쬐끔

있는 거짓 사람일 뿐이며

아름다움 자체이신 분의 본성을 나누어받았기에 아름다움이

쬐끔있는 추악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

 

이것이

뭇 성인들, 뭇 신앙의 선배들이 깨달은 점이다.

 

다시 한번 오늘

나의 하느님은 누구시며

나는 도대체 누구인지 되물어보자...

 

이것이 사도신경을 넘어서는

참된 나의 신앙고백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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