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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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쁘네요 / 현경과 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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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09-01-07 ㅣ No.12394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신달자_''봄의 금기사항


작열하는 태양이
축복으로 느껴진다면
만끽할 수 있다

세찬 장대비 속
환희를 안다면
누릴 자격이 있다

자연에 당당하다면
깊게 빠진 것이다
풀밭에 누워
별들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즐길줄 아는 청춘이다


 

 

 

참 예쁘네요 / 현경과 경애


간밤에 봄비가 왔어요
간밤에 봄비가 왔어요
가지엔 새싹이 돋네요
참 예쁘네요

간밤에 봄비가 왔어요
가지엔 새싹이 돋네요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이
참 예쁘네요

새빨간 딸기가 왔어요
참 예쁘네요

새빨간 딸기가 왔어요
새빨간 딸기가 왔어요
모두 다 이리로 오세요
참 예쁘네요

간밤에 흰눈이 왔어요
간밤에 흰눈이 왔어요
가지엔 눈꽃이 폈네요
참 예쁘네요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힘차게 손뼉을 치면서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참 예쁘네요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힘차게 손뼉을 치면서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참 예쁘네요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모두가 즐거운 노래를
다같이 노래를 불러요
참 예쁘네요

 

 

 


참 예쁘네요 / 현경과 경애
 

출처 : Tong - 애기마야님의 ↘ 남수련모음 ↙ 통

 

1971년 서울대 미대 신입생 환영회때 회화과 대표로 노래부르고 싶은 두명의 여학생이 용감하게 손을 들었다. 이화여중고를 나온 대구출신 이현경과 숙명여중고를 나온 박영애였다. 장기자랑을 위해 몇일동안 연습하여 결성한 여성포크듀엣 <현경과 영애>.

너무도 순수하고 티없이 맑았던 노래들은 70년대 유신정권의 답답한 사회분위기와 불확실한 미래로 시퍼렇게 멍든 젊은 지성들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던 세레나데였다.

저항적 색깔이 강하게 내재된 김민기의 노래들이 청년들을 한마음으로 이끌었던 힘찬 선봉대였다면 <현경과 영애>의 멜로디는 상처입은 마음을 자상한 누이처럼 푸근히 어루만져준 후방의 나이팅게일이었다.

이들은 아름답고 맑은 노래들로 1970년대 초중반 대학가에서 적잖은 인기를 누렸다. 현경과 영애의 주무대는 데뷔 무대가 상징하는 것처럼 대학이었다.

당시 포크 황금기를 수놓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등의 스타 가수들이 TV, 라디오, 생음악 살롱, 리싸이틀과 페스티벌 등을 종횡무진 했던 것과 달리, 현경과 영애는 음악 동료들의 리싸이틀이나 라디오 방송에 찬조 출연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대학 축제 등의 비상업적 무대를 견지했다.

말하자면 이들은 직업적 가수보다는 아마추어 혹은 언더그라운드 가수를 지향했다. ''단순한 노래였지만 암울했던 당시 젊은이들의 영혼을 감싸안는 한곡 한곡을 절실하게 불렀다''는 현경과 영애. ''순수 아마추어가수로 대학4년동안만 활동하며 소중한 추억을 남기자''는 시한부 활동약속을 했던 서울대 미대생들이었다.

직업가수로의 유혹과 팬들의 아쉬움앞에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4년간 불렀던 노래들을 모아 데뷔앨범이자 졸업기념으로 단 1장의 독집음반-[아름다운 사람/내 친구],(1974)을 세상에 남기곤 미련없이 본연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 너무도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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