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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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소(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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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2-04-29 ㅣ No.3623

1985년 1월 시작된 나의 수도 생활이

어느새 20년이라는 고개를 넘으려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람이 왜 죽는지, 죽은 다음에는 어찌 되는지 궁금해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너무도 허무뿐이어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시작했던 수도 생활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삶은 아니었다.

 

우선 퇴근이 없었다.  

늘 부닥치는 사람,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늘 만나야하고,  

일과 가정이 나누어져 있지 않는 그런 삶이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숨길 수도, 속일 수도 없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로 인해 부담과 어려움을 겪는 것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했던 양심성찰은 나 자신을 처벌하고,

무덤에 파묻는 처절함의 시간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독서였다.

신학, 철학, 심리학 등 내가 생각하기에 나에게 필요한 것이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같다.

그렇게 해야 나는 왠지 안정되고, 걱정이 작아지고,

조금은 편안해졌던 것이다.  

하지만 난 왠지 무지개를 쫓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공부나 독서가 아닌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내 안에 있는 나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래야 나는 그저 심리적으로 느끼는 편안함이 아닌

진정한 평화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고,

그 평화와 기쁨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독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뭔가 순서가 뒤바뀌었던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은총이고,

섭리였음을 깨닫게 되고, 그로 인해 감사하게 된다.

 

오늘 복음 안에서 예수님은 당신이 주시는 평화는

이 세상의 평화와는 다르다고 말씀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평화를 위해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고, 힘을 기르고,

군대를 양성하고, 조약을 체결하고 등등.

 

하지만 진정한 평화는

나를 십자가에 못박음으로서 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분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 아닐까?

그래서 그분은 당신의 평화와 세상의 평화는 다르다고 하셨나보다.

그분을 통해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청하는

하루가 되기를 빌어본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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