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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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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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4-05 ㅣ No.4708

4월 6일 사순 제5주일-요한 12장 20-33절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으니 무슨 말을 할까?"

 

 

<예정된 죽음>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스트레스는 참으로 다양한 것이었고, 또한 스트레스의 강도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가시는 곳마다 지긋지긋하게도 따라다니며 "제발 좀 살려달라"고 달라붙던 사람이 열 명 스무 명이 아니었습니다.

 

틈만 나면 예수님으로부터 꼬투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었습니다.

 

일정한 거처도 없이 계속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셔야만 했던 "순례자로서의 삶"은 팍팍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스트레스들은 견딜만한 스트레스였지요.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스트레스 중에 가장 큰 스트레스는 "예정된 죽음"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야만 하는 자신의 길이 죽음으로 가는 길임을 뻔히 알면서도 올라가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자신 앞에 놓여져 있는 그럴듯해 보이는 잔이 죽음의 잔, "사약"임을 뻔히 알면서도 마셔야했던 괴로움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살만큼 살다가 그런 일을 당하셨다면 조금은 덜 억울했을 것입니다. 이제 겨우 삼십을 넘은 나이의 예수님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이 쌓여있는데, 당신을 바라보는 저 간절한 눈망울의 가난한 백성들을 뒤로하고 죽음의 골짜기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예수님의 가슴은 미어졌을 것입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셨던 예수님은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데, 무슨 말을 할까?"

 

그리고는 하느님 아버지께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너무 두렵습니다.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치워주십시오. 이 시간을 면하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지상생활을 마무리짓는 결정적인 기도, 자신의 삶을 요약하는 핵심적인 기도를 드립니다.

 

"그러나 아버지,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 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저를 이 세상에 보내실 때는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잔 견뎌내라고 보내시지 않으셨습니까? 아버지, 저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오직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철저하게도 아버지의 뜻에 순명했던 삶이 예수님의 삶이었습니다. 우리 죄인들을 위한 온전한 속죄양,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완벽한 희생양이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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