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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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신부 어머님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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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3-08-26 ㅣ No.5363

신학교 입학 동창 신부님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에 있는 빈소에서 2박 3일을 함께 했다.

동창 신부님의 어머님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어머님께서 살아계실 때 부족한 나에게 베푸셨던 은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빈소에 머무는 동안

참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자 무식이셨던 어머니,

너무도 직설적이셔서 욕도 많이 하셨던 어머니,

홀로 자식들을 키우느라 금검절약하며 사셨던 어머니,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을 늘 가족처럼 대하셨던 어머니,

만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건네는 인사가 "밥 먹었어?"였던 어머니,

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어머니께서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서로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시는 구나!"였다.

 

예수님의 죽음뒤에 제자들의 모습도 역시 이러했으리라.

자신들에게 강렬한 체험으로 다가왔던 예수님의 생애,

그런 추억과 체험했던 기억들을  나누는 것을 통해

그들을 또 다른 모습의 예수님을 발견하게 되고 기억하게 되었으리라.

 

글쎄,

오늘 복음 안에서 질타를 당하고 있는 율법 학자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삶과

제자들의 삶이 차이를 갖는 것은 체험이 깃든 기억 혹은 추억이 있느냐?

아니면 없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기억이 있을 때,

우린 어쩌면 위선자라는 말도, 회칠한 무덤이라는 말도,

개의치 않으면서 자유롭게 그분께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마치 나의 동창 신부님의 어머님께 살아가셨던 모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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