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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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를 마치며 성모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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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 [kmyc21] 쪽지 캡슐

2014-05-20 ㅣ No.82062

  성모님께 드리는 글
  글 박차이 (실비아)  


 겸손함과 소신을 갖고 2013년 신앙의 해 도보성지순례의 길을 걸으면서 겪었던 실제 체험을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 어머님께 바칩니다.

 

 순교자들의 삶을 생각하면서 옛 천주교의 신앙심을 조금이나마 배우려고 다짐하면서 저는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을 다시 한 번 자랑하고 싶습니다. 축복 받은 종교임을 200년이 넘는 동안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 왔던 순교하신 분들의 살아온 한국의 역사를 천주교 신자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순례해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평소 소홀히 하였던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을 내 몸처럼 더 사랑 할 수 있는 힘을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저희들을 사랑해 주시는 감사함을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순교하신 분들이 계시는 성지에서 벅찬 감동을 받고, 저희는 하느님과 순교하신 분들의 삶을 생각하며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함을 보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웃을 위해 늘 봉사하면서 욕심 없이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결심 했습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성지순례길을 전철, 버스, 열차, 비행기와 배를 타고, 거리가 먼 곳은 그 곳에서 몇칠씩 묵어가며 하느님의 집, 순교하신 분들의 집을 방문하는 저희들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는 두 천사 시각장애인 분과 동행하여 봉사하는 저희는 성지에 들어설 때마다 하느님과 성모 어머님의 사랑을 받는 특권을 누린 것같았습니다. 또 한국의 성지가 이렇게 많은 것을 몰랐던 저희들은 감동 받고 부끄러워 두 손 모아 엎드려 기도드렸습니다.

 

 한국천주교를 지키려 순교하신 분들, 생명을 바친 곳,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가두고, 태어난 곳에 살 수가 없어 멀리 피난을 떠나고, 천주교의 복음화를 위해 교우촌을 만들어 살면서 생활하시던 곳 등 순교하신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하는 저희들은 그것이 신앙의 체험이요 축복 받음이었습니다.

 

 저희는 두 천사의 눈이 되어 가는 성지마다 그 곳의 역사와 안내문을 읽어주며 모든 것을 만져볼 수 있도록 도와 주었고 그 때마다 이 분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밝은 태양처럼 빛이 났고 순례를 하는 내내 감사의 표현도 수 없이 남겼습니다.

 

 제가 성지순례를 시작한 것은, 몇 년전 시각장애인 래지오 피정에 봉사자로 참여 했을 때인데 그 때 강사로 오신 연대 명예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순간 마음이 찡 했습니다. "천주교 신자라면 한국의 성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 성지에 가서 낭비 말고 우리 나라 성지를 제대로 알라"고 핀잔을 주더군요. 저는 외국 성지를 직장 때문에 못가보았지만 직장을 그만 두면 순교하신 분들이 계시는 성지를 꼭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구석 구석마다 숨어서 천주교를 지키려는 순교 정신은 지나온 세월의 역사를 말 하듯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그리고 순교하신 분들의 정신을 그동안 말로만 섬기어 왔다는 것을 저희는 순례를 하면서 보고 깨닳았습니다.

 

 천주교를 지켜 순교하신 분들 덕분에 저희들은 순례를 편하게 하면서, 하느님께서는 가는 성지마다 두 팔을 활짝 펴고 저희들을 반겨주며 맞이해 주셨습니다. 저희들은 늦게 찾아 뵈서 죄송한 마음을 느끼며 반성도 하면서 순례를 하는 동안 순교자들을 생각하며 눈물도 많이 흘렸고, 또한 성지마다 그 곳 신부님들의 많은 칭찬도 받았습니다.

 

 병영성당 신부님은 저희들에게 장엄축복도 주셨고, 수리치골 수녀님은 순례하며 "배고플텐데..." 하면서 먹을 것도 주시며 반겨주었어요. 배론 성지 수녀님들은 저희들을 안아보시고 춥다며 언 손을 녹여주셨답니다. 수원손골 성지 수녀님은 맑은 공기 속에 시골의 정겨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셨으며, 매괴 성지 신부님께서는 미사 후 안수까지 주시고 사진 촬영도 해 주셨습니다.

 

 제주도 추자도 공소에 계시는 선교사님께서는 뱃머리까지 저희들을 마중 나와 상추자도, 하추자도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시며, 정난주 마리아님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시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멀리 바위 위에 잠든 아기를 두고 가는 어머니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되새기면서 순례를 하는 내내 더욱 더 행복한 신앙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미 은총의 동산에 계시는 수녀님은 연로하신 몸에도 불구하고 청소 하시는 중 고무장갑을 벗으시고 성지에 관해 상세히 설명 해주심과 더불어 칭찬까지 해 주시고 저희들을 꼭 안아주셨습니다.

 

 이 처럼 정말 바쁘신 중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신 모든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께 깊이 감사하며 영· 육간에 늘 건강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이 번 성지순례를 통해 느끼는 바는, 저희들은 성모 어머니께 받은 사랑이 너무 많음에도 아직도 저희들은 부족함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음으로부터 앞으로 남은 삶을 열심히 봉사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황혼의 아쉬움을 남기듯이 세월이 가는 줄 알 수 없는 시간들, 세월이 가는 줄 모르게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했던 21년의 나날들, 강산도 두 번 변한 것같습니다.

 

 박경숙 루치아·김연숙 프란체스카·이우일 베드로·박차이 실비아는 성지순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순교하신 분들의 높으신 뜻을 받들며 주님의 사랑과 은총 받음에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항상 한없이 사랑을 가득 채워 주시는 성모 어머님, 날마다 기도 속에서 바람처럼 스쳐가는 저희들의 귓전에는 매일 매일 사랑한다는 당신의 음성이 들려 옵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에서 보고 계신가 봅니다. 매 번 좋은 날 주셔서 성지순례를 잘 마칠 수 있도록 성모 어머님 도와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받은 사랑에 감사드리며 111개 성지순례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하느님과 성모 어머님의 보살핌에 고마움을 느끼며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성모 어머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2014년 4월 25일. 성지순례를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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