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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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묵주이야기]127.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묵주기도의힘 / 박소영 아타나시아(군종교구 자운대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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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15-06-12 ㅣ No.84951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의 묵주이야기]127.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묵주기도의

박소영 아타나시아(군종교구 자운대본당)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업이 군인인 남편은 당시 세계 분쟁 지역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며

레바논 파병을 자원했다. 우리 부부에게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있었고

뱃속에는 둘째가 갓 피어나기 시작한 때라, 나는 남편의 도전에 대해

무조건 응원해줄 입장이 되지 못했다.

 

홀로 아이를 건사하고 출산해야 하는 생각을 하면 앞이 캄캄하고 두려워,

남편의 파병 지원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하루하루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할 때, 독실한 신자이셨던

시부모님께서는 내 손을 잡고 성당으로 이끄셨다.

처음 성당에 들어서던 날을 잊지 못한다. 나는 돌연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너그러운 엄마 품처럼 나를 꽉 안아주는 성당에서,

한없이 나약해진 마음이 위로를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문밖에서부터 나를 반겨주시던 성모님과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나를 바라보고 계신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날로 교리공부를 하고 성경을 읽으면서 하느님을 만났다.

여러 달이 지나자 나는 아타나시아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영광을 얻었고,

그 시간은 이기적인 사람이라며 비난했던 남편에 대해 바로 보고,

남편을 이해하며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파병을 지원한 남편의 마음이 결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크게는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여 짊어진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부터 나는 매일 남편의 안전을 위해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묵주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남편을 항상 지켜주신다는 믿음을 갖게 되어

든든한 마음으로 육아에 전념할 수 있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 성모님께서 다 알아주시며

때론 나를 가엾게 봐주시고 때론 대견하게 봐주시며 나에게 응원의 손길을

아끼지 않으신다는 것을 느끼며 그 크신 은혜로움에 감사했다.

파병 반년의 시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남편을 위한 묵주기도를 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그에 보답하듯 타국에서 성실하게 임했다.

모태 신앙이었지만 오랜 기간 냉담 중이었던 남편은 한국에 돌아와서

그동안의 냉담에 깊이 반성하며 주님을 만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앞서 성당으로 향하는 남편을 보며

우리 가정을 위한 주님의 사랑에 감사할 따름이다.

예비신자였을 당시 한 자매님께서 ‘고난이 찾아와도 우리에겐

묵주기도가 있으니 든든하다. 이건 나에게 큰 백’이라고 하신 말씀이 종종 생각난다.

남편의 파병 기간 내가 하느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성모님의 품 안에 안기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그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묵주기도의 힘을,

그 기적을 비로소 깨닫는다.

오늘도 나는 제대에 촛불을 밝힌다. 5살, 3살이 된 아이들은 엄마의 기도 시간임을

알고 알아서 저희 방석에 앉아 묵주를 고사리손에 쥔다. 아이들과 나란히

성모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이 시간이 나에겐 가장 축복받은 시간이요,

주님의 가장 크신 은총이 아닐까.

아이들이 묵주기도와 함께 성장하면서 삶의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주님의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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