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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30 ㅣ No.9660 저는 제가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럭저럭 보통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사를 잘 나오냐, 기도를 잘 하냐 하는 식으로 절대평가로 하자면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평가로 하자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나, 다른 압박감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에 비해서
이미 여러가지를 포기하고 살고 있기 때문인지, 홀가분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편이라
사실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 저의 문제라면 문제가 되겠지요.
하여간 제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어떤 외부적인 요소도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구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떤 신부님에 대한 것입니다.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개인적으로 참 답답합니다.
그 분에 대해서 저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흉을 본다거나 그런 식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게 사시면 안되는데,
그래서 기도가 많이 필요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볼 때에는 너무나도 고질적인 것이라,
그 분 형제분들, 형제가 신부님이신데, 두 분 다 같은 경향이라, 집안 내력이려니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말씀은 참 잘 하십니다.
성서를 필사해 가면 선물을 주신다고 하시는데,
언젠가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자금이 부족하다던가 그런 이야기를 얼핏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피식 웃었습니다.
저는 압니다.
그 분이 즐기시는 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말이지요.
물론 그 분은 그렇게 막 나가시는 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 고가의 오토바이 타는 것을 즐기시며, 혈통이 좋은 비싼 애완동물을 기르십니다.
그런 분이 돈이 없다고 하다니...
물론 오토바이나 애완동물이 단순한 소유물에 지나지 않는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그 분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가족과 같은 존재이거나 매우 의미있는 것임을 모르지는 않습니다만, 분명 그 분의 말씀을 듣는 신자들 중에는 그 오토바이나 애완동물의 가격의 반 만큼도 못 벌고, 못 가진 사람도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인지, 또 어떤 마음으로 신앙생활에 대해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삶에 있어서 꼭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교구 신부님이시니, 반드시 가난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는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 다른 신부님들과 매우 다른 모습이 있는 것을 보게 될 때에, 그 분 말씀에 열광하는 신자들은 그 분의 그런 생활을 알고는 있는지 매우 궁금해 집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삶이 있기에 힘을 가지기 때문이지요.
다른 사람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유는, 그 분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나보다 먼저 부활을 경험하신 전능자이기 때문이기 이전에, 그 분에게는 나를 위해서 수난하시고 돌아가신 삶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 안에 하느님의 사랑이 배겨있고, 그렇게 드러난 것이기에, 하느님도 믿습니다.
하지만 삶이 없는 사람이 마치도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을 위해서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눈에는 그 분이 매우 잘난 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심지가 없는, 뿌리가 없는 나무가 매우 크게 몸을 흔들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일단 그 신부님의 말씀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평을 받고 있고, 그냥 듣자면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 분의 삶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편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신부님께서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묵인하는 나도 함께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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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불편해 하는 것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