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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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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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young0811] 쪽지 캡슐

2001-03-11 ㅣ No.3019

밤새 기차를 타고 달려 도착한 루르드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세계 각국 에서 몰려온 순례객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루르드는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어쩜 그리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지, 세상의 모든 장애인들이 다 모인듯했습니다.

그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그들의 기나긴 행렬, 행렬,행렬.

 눈물이 앞을 가려 도무지 바로 볼 수 없는 그 모습들,

그런데 그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온 육신이 멀쩡한 나는 온통 찌푸린채로 그들을 향해 서 있는데,

그들의 모습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고 있었습니다.

허리 아래가 아무것도 없는, 그래서 침상에 누워 자원 봉사자의 손에 밀려가고 있으면서도 온 얼굴 가득히 웃으며 악수를 청하던 그 분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묵주기도를 하며 촛불 행렬을 할 때 한쪽 옆에는 아프리카에서 온 듯  새카만 사람들과, 한쪽 옆에는 유럽사람들인 백인들과 함께 줄을 지어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최 측에서 흘러나오는 영어와 불어와 이태리말의(물론 우리는 우리나라 말로했지요)  기도끝에 모두 다함께 ’아베 아베 아베마리아’를 합창할때

 그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모두 서로 놀라며 기쁨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피부색이 달라도, 장애를 갖고 있어도 우리 모두는 하느님 안에, 성령을 통해 일치를 이루어 하나가 된다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광장을 돌아 줄을 지어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우리는 한 형제가 되었습니다. 좋으신 우리의 아버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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