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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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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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 [daegun011] 쪽지 캡슐

2001-06-04 ㅣ No.3643

                 사랑하는 마음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마음이 차가운 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 꽃을 사랑하는 흰나비가 있었습니다.

흰나비는 움직이지 못하는 꽃을 위해 매일매일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흰나비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꽃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가녀린 날개를 퍼덕이며 먼 곳까지 날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지쳐도 꽃에게 돌아와 이야기를 해줄 생각을 하면 힘이 나곤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단 둘뿐이라고 생각한 그들 사이에 언제부턴가 호랑나비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여행 끝에 잠시 머무를 곳을 찾던 호랑나비에게 꽃은 더할 수 없는 좋은 안식처였습니다.

 

꽃은 태어나 처음 보는 호랑나비의 하려함에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흰나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죠. 어느새 꽃은 흰나비의 존재를 잊어가기 시작했지만 흰나비는 꽃이 자기를 잊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세상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흰나비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꽃은 듣고 있지 않았습니다.

 

꽃은 언제나 호랑나비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흰나비는 어느새 둘사이를 방해하는 불청객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픔에 빠졌습니다.

꽃은 흰나비의 세상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호랑나비의 날개를 바라보는 게 더 기뻤습니다.

흰나비는 그런 꽃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행복해하는 꽃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자."

그것이 바로 꽃을 위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꽃은 자기가 좋아하는 호랑나비에게 자기가 가진 아름다움고 향기와 꿀을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곁에 있던 흰나비는 그런 꽃을 위해 꽃이 잠들면 이슬을 머금어 꽃에 맺히게 했고 가녀린 날개로 잎사귀를 말리며 가느다란 다리로 진딧물을 떨어내주었습니다.

 

꽃은 매일 아침 이슬이 자신에게 맺혀있고 몸이 깨끗해지며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을 보고 모두가 호랑나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꽃은 호랑나비에게 더 많은 것을 주기 시작했고 호랑나비에게 주는 것이 많을수록 더 행복해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흰나비는 지쳐 날개가 찢기고 날아오를 힘조차 없어 땅에 떨어져 서서히 꽃의 곁에서 죽어 갔습니다.

 

그리고는 흙이 되어 꽃의 뿌리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었습니다.

 

 

 

                             Happ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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