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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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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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07-10-04 ㅣ No.30636

 
2007년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Into whatever house you enter, first say,
‘Peace to this household.'
(Lk.10.5)
 
제1독서 느헤미야기 8,1-4ㄱ.5-6.7ㄴ-12
복음 루카 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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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 잠실에서 전국 울뜨레아 대회가 있었습니다. 이 대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저를 포함한 인천 자전거 순례 팀은 인천 답동에서 서울 잠실까지 자전거 순례를 했습니다.

자전거 순례 중에 저희는 절두산 성지에 들려서 야외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지요. 사실 자전거 복장은 제가 몇 번 언급을 하셔서 잘 아시겠지만, 꽉 달라붙는 옷입니다. 저는 긴 바지가 아닌 꽉 달라붙는 쫄 반바지를 입었는데요.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서 이 위에다 제의를 입으니까 기분이 이상한 것입니다. 밑이 뻥 뚫린 치마 입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미사를 봉헌하는데요. 다른 순례자들과 달리 저는 제의라는 옷을 하나 더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덥지가 않았습니다. 한 30Km를 땀을 흘리며 달려온 뒤에 곧바로 봉헌하는 미사였기에 땀을 많이 흘리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제의 밑으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서 아주 기분 좋은 미사를 봉헌할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제의라는 옷 하나를 더 입었지만 전혀 덥지 않고 오히려 제의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서 기분 좋은 상태가 되는 것처럼, ‘주님’을 내 안에 모심으로 인해서 더욱 더 행복할 수가 있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듭니까? 남들도 다 자기 잇속을 챙기면서 살고 있는데, 주님의 말씀대로 살자니 내 잇속보다는 남을 위해서 즉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하니 정말로 쉽지 않은 삶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내가 손해 보는 것 같고 약간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결국 마음의 평화와 참된 기쁨을 안게 됩니다.

바로 주님을 믿지 않은 사람과 달리 ‘주님’이라는 분을 모신다는 것이 더 힘들 것처럼 보이지만, 행복한 나를 만드는 비결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예수님도 불안하셨나 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알고 계셨지요. 이 세상의 것으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대신 주님의 말씀인 평화를 가슴 깊이 안고서 사람들 앞에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명령하십니다.

이 세상 것이 참 좋아 보일 때가 많습니다. 아니 정말로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 것을 다 가지더라도 주님을 모시지 못한다면 결국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만이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를 그래서 참된 행복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평화를 빌어 주십시오.




구름과 같은 것(존 하리차란, '행복한 멈춤' 중에서)

갑자기 연못 위로 구름이 끼고 잔잔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하늘이 깜깜해지는 것이 한차례 비가 올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 연못 위에 파도가 생기더니 점점 커져 금세 폭풍이 몰아칠 것 같았습니다.

열대성 기후는 변덕이 심해 햇볕이 쨍쨍 내리쬐다가도 한순간에 폭우가 쏟아지곤 합니다. 비에 젖을까 걱정되어 "비가 쏟아질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옮기면 어떨까요?"라고 하니 선생님은 구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것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네. 어떤 때는 겉으로 보기에 훨씬 심각하게 보일 수 있지.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나. 비는 안 올 테니..."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바람은 잠잠해졌습니다.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기 시작했고 구름은 점점 수증기로 변하더니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대단하군요!"

사라지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나느 감탄했습니다.

"대단한 일이 아닐세. 구름 위에 항상 태양이 빛나고 있듯이 자네의 문제 뒤에서도 항상 빛이 나고 있다네. 살아가면서 행여 그림자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자네가 해를 뒤로 하고 있기 때문일세. 그림자를 없애려면 그저 간단히 자네가 뒤를 돌아 빛을 바라보면 된다네.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저 단순히 즐거웠거나 좋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자네의 생각을 바꾸어 보게나. 힘들어 보이는 문제들이란 방금 우리가 본 구름처럼 쉽게 없어지는 구름과 같은 것이라네."
 
 

 
 
Go on your way;
behold, I am sending you like lambs among wolves.
Carry no money bag, no sack, no sandals;
and greet no one along the way.
(Lk.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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