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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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키는 168 센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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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철 [wiseycj] 쪽지 캡슐

2001-10-10 ㅣ No.4804

 

 

저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늘 교실의 두번째 줄에 앉았습니다. 군대에 가서는 신장순으로 정열을 할 때이면 어김없이 키가 작은 앞쪽에 서야 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군대생활을 할

때에 수도없이 신체검사를 하였는데 그때마다 내 신장은 165 센티로 적혔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얼마가 지나 신체검사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내 신장이 168 센티 라고 적혔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날밤 집에 돌아온 나는 이 놀라운 소식을 아내에게 제일 먼저 전하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 아내의 키는 163 센티 이기 때문에 평생 하이힐을 신지 못하고 다니는 자기 처지를 여러번 나에게 원망스럽게 말하곤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키가 어느날 갑자기 3 센티나 늘어날 까닭이 없었는데도 이 새로운 발견은 "내 키가 적어도 한국남성의 표준키"에 공식적으로 도달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 후로 저의 키는 165와 168 사이를 때와 장소에 따라 수없이 왔다 갔다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내일 모래면 일흔살이 되는데 말입니다.

 우리들 인간 가운데에는 저처럼 못난 사람이 많아서 자기의 키 하나 만으로도 많은 갈등을 겪고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처럼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셨을 때에 그 분의 신장이 얼마 였던가를 설명하는 말은 지금껏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적어도 그 분께서는 당신의 신장에 마음을 쓰시고 키가 왔다 갔다 하시지는 않으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 분의 키를 "사랑"이라는 척도로 표현한다면? 그 분의 키를 "능력"이라는 척도로 표현한다면?  이 이야기를 쓰면서도 제 키가 168 센티로 확실한 공증을 받기를 아직도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성서에 등장하는 키 작은 사람, 자캐오 (루가 19장)를 저는 가끔 생각하게 됩니다. 키가 작아서 그 분을 보려고 돌무화과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갔던 자캐오는 이스라엘의 군중들에게 죄인 이었으나 주님의 특별하신 은총을 입어 구원을 받은

사람 이었습니다. 어쩌면 요즘 젊은이들은 잘 먹고 편하게 자라서 키가 170 센티를 넘어 흔히 180 센티에 이르게되어 저의 최대 신장 허용치인168 센티를 우숩게 여기실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저들의 마음이, 저들의 믿음이, 한국의 향상된 표준키 만큼 자라고 또 자라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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