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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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어머님이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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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비나 [koj4565] 쪽지 캡슐

2002-01-28 ㅣ No.5570

지난 토요일이었어요.

며칠 전에 먹은 것이 체해서 하루를 굶었더니 힘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해서

퇴근하고 일찍 잠이 들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는 거예요.

막내 동서가 형님! 어머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대요.

 

정신이 번쩍 드는 겁니다.

왜? 어디가 편찮으셔서?

자궁암 수술을 하셨다고.....

그 순간 아차 했죠.

 

며칠 전에 안부 전화를 드렸는데 아버님께서 어머님과 두 분 이서 열흘 정도 여행을

다녀오신다고 말씀을 하시기에 어디를 다녀오실 거냐고 여쭈었더니 바람 좀 쐬고 오신다고만  하시기에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어찌 이런 일이

연로하신 분들이 겨울에 여행?

 

며칠을 계속 전화를 드렸는데 신호만 가고

걱정이 되어 시댁 앞집 전화 번호를 알아내서 연락을 해보자 했는데

막내 시동생이 알아냈어요.

아들이 다섯이나 되는데 왜 연락을 안 하시고 여행을 가신다고 하셨을까?

 

일요일 새벽01시에 셋째 동서와 같이 전주에 있는 병원으로 갔어요.

도착한 시간이 05시. 이른 시간, 어머님은 벌써 일어나 계셨는데

우리를 보자마자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깜짝 놀라시는 거예요.

같은 병실에 계시는 환자들이 자식이 있는데 노인네 두 분 이서 왜 고생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한마디씩 하시는데 쥐구멍이 있으면 숨어 버리고 싶었어요.

 

시아버님께서 우리 며느리들은 다 맞벌이하는 애들이라 연락하면 회사도 못 가고 병원에서 고생하다가 가면 힘들어서 안 된다고 아버님 혼자서 간호를 하고 계셨답니다.

수술하신 지 얼마 안 돼서 식사는 못하시지만 거동은 하세요.

수술도 잘되었다고 하고 어머님도 건강해 보이시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어요.

 

아침식사를 하고 간호사실에 가서, 어머님 존함을 대고 암이 다른 곳에 전의가 되었는지 물어보는데 간호사가 " 그분 암이 아니고 자궁이 내려앉아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했어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는 거예요.

병원에서 쉬운 수술이라고 말씀을 드려서 두 분 이서 고생을 자청 하셨나봐요.

산부인과 병실이라 다 부인들만 있는 병실에서 아버님께서 간호하시기 힘드셨을 텐데.

 

우리 시부모님 대단하시죠.

서울로 올라오시면 잘해드리지는 못해도 편히 모시겠다고 말씀을 드려도 굳이 고향에 계시겠다고 하시는 시부모님!

 

자식 힘들다고

며느리 스트레스 받는다고

외짝이 될 때까지 고향에 계시겠다고

부모님 마음은 못난 자식들 생각만 하시고

 

그 깊은 부모님 마음을

부족한 자식들이 어찌 헤아릴 수 있나요.

점심 식사 후 늦으면 차 밀린다고 빨리 올라가라는 말씀을 뒤로하고

못 이기는 체 서울로 돌아왔어요.

전화벨만 울려도 이제는 겁이 납니다.

연로하신 어른이 계시는 집은 아마도 다 그러실 것 같아요.

 

직장인들은 월요병이 있다고 하죠?

저도 그런데 오늘은 더 힘이 드네요.

오늘은 넷째 동서가 내려가고

다음은 막내 동서가 내려가면 퇴원하시겠죠.

우리 어머님 빨리 쾌유하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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